[e엔터테인]게임방송 대격돌

 게임 방송계에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MBC 지원을 받고 있는 겜비씨는 와신상담, 올해는 꼭 대권을 차지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KBS를 후원군으로 갖고 있는 겜TV는 출발은 늦었지만 이제부터 진검승부를 펼칠 각오다. GGTV는 지상파TV방송사의 후원은 없지만 신생 채널의 도전정신과 참신한 전략을 필살기로 삼고 있다.

 이들 3사는 각각 사정은 다르지만 목표는 똑같다. 그동안 이 분야의 선발 주자로 군림해온 온게임넷의 영토를 빼앗는 것. 지난 2000년 7월 1일 케이블TV로 방송을 시작했던 온게임넷은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대회를 신속히 중계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게임중계를 위한 전문 캐스터와 해설가를 기용하는 한편 게임경기를 풀 화면으로 보여주는 등 지상파TV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편집과 내용으로 게임마니아들의 인기를 모았다.

 예컨대 스타크래프트를 종목으로 프로게이머들이 벌이는 대전을 중계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올해로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 개국과 함께 시작한 이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온게임넷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분기별로 치러지는 리그전에 전세계 41개국 선수들이 온라인 예선에 참가하고 있으며 결승전에는 1만여명의 관람객이 모일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 열린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결승전 실황(12월 28일 방송)은 방송시간 점유율 16%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는 등 케이블TV 전체 시청점유율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국민적인 온라인게임으로 각광받는 포트리스2블루를 종목으로 한 ‘온게임넷 포2블루 리그’,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와 쥬라기원시전 등을 소재로 한 ‘온게임넷 커프 리그’ ‘온게임넷쥬라기리그’, 피파2002와 NBA 등 스포츠게임의 대전을 중계하고 있는 ‘온게임넷 스포츠’, 아케이드 대전게임을 소재로 한 ‘킹오브파이터즈 천왕전’ 등도 게임마니아의 시선을 모으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e스포츠의 확대와 함께 온게임넷이 화제와 인기를 모으자 후발 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겜비씨, 겜TV, GGTV 등 후발3사는 철저히 온게임넷과의 차별화를 통해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온게임넷이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블TV방송분야보다는 위성방송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시청자층도 마니아 중심에서 탈피해 일반인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온게임넷이 선발 업체의 프리미엄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마니아의 욕구에 발빠르게 대응해 케이블TV분야의 대표 채널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위성방송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약점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부터 본방송을 시작할 위성방송의 경우 초기에 20만명, 연말까지는 5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할 것으로 보여 향후 e스포츠분야의 방송주도권 다툼이 위성방송분야에서 결정날 것이란 분석이다.

 MBC 계열인 겜비씨는 지난해 5월 케이블채널을 개국한 데 이어 오는 3월 위성방송을 시작한다. 겜비씨는 기존의 케이블채널과 위성채널을 연계함으로써 시청자를 늘려 나가는 한편 리그 중심의 프로그램 편성에서 벗어나 가족 단위의 종합 오락채널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겜비씨의 이상호 국장은 “소수 게이머만의 방송을 지양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는 대중적인 채널을 지향하는 한편 위성방송의 디지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양방향성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KBS 등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겜TV 역시 오는 3월 위성방송을 시작한다. 겜TV의 전략은 시청층의 다양화와 해외방송으로 요약된다.

 이 회사의 박장순 사장은 “게임마니아는 물론 어린이, 성인 대상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편성해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오락채널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해외 게임전문 위성방송과 제휴를 통해 해외의 게임문화를 소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올 프로그램의 편성 방향을 밝혔다.

 겜TV는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리그와 월드컵을 타깃으로 한 게임대회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될 비디오 게임리그도 준비하고 있다. 겜TV는 또 게임에 관한 전문정보를 제공할 ‘겜TV 뉴스’, 게임퀴즈 프로그램, 게임음악 프로그램, 유아용 ‘똑똑 겜스쿨’, 영어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 ‘겜 랭귀지’ 등 화제의 프로그램을 개국과 함께 내보낼 예정이다.

 겜TV는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의 일환으로 3월 일본, 6월 대만 등지에서 방송을 개시하고 향후 유럽, 미국 등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지의 게임 전문채널과 제휴해 프로그램을 교환방송하는 한편 국제적인 게임리그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진 GGTV는 케이블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위성방송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개념의 프로그램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준현 편성팀장은 “10대와 20대 등 게임 주 수요층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30, 40대도 참여하는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양방향 프로그램과 게임문화와 산업에 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제까지 접했던 게임방송과는 아주 다른 컨셉트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GGTV는 KBS 출신의 황유선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GG컨설팅 게임 성공시대’와 게임소개 프로그램인 ‘게임통신 653’ 등을 간판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