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램 지원하는 인텔 i845 칩세트 메인보드 8종
칩세트는 CPU만큼이나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컴퓨터 부품이 직간접으로 연결되는 메인보드를 조율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CPU가 빨라지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메모리가 나오면서 메인보드에 어떤 칩세트를 사용했는가가 컴퓨터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인텔이 선보인 펜티엄4용 i845 칩세트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능은 좋지만 램버스램의 가격이 부담스럽고 싼 가격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는 SD램을 펜티엄4와 함께 쓰기에는 아쉽기 마련이다. 따라서 최근 가격대비 성능비가 뛰어난 DDR램을 펜티엄4와 쓸 수 있는 845 칩세트를 사용한 메인보드가 많은 제조사에서 출시되고 있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DDR램을 지원하는 인텔 i845 칩세트 채용 메인보드 8종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보이는 제품을 찾아본다.
인텔과 DDR램은 그동안 궁합이 좋지 않았다. 이미 펜티엄Ⅲ 시절부터 DDR램과 인텔 CPU의 만남은 이루어졌지만 인텔이 직접 만든 칩세트는 아니었다. 비아(VIA) 호환 칩세트인 아폴로프로266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른바 인텔이 권하는 메모리는 여전히 램버스램이었으며 성능을 낮춘 보급형 플랫폼에는 기존 SD램을 이용했다.
이런 상황은 펜티엄4에 이르러서도 계속됐다. 인텔이 펜티엄4와 함께 선보인 플랫폼은 램버스램을 듀얼채널로 묶는 i850이었다. 이미 경쟁자이던 AMD가 자신들이 직접 만든 AMD760을 비롯해서 비아 KT266, ALi MAGiK1, 그리고 SIS735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DDR램 지원 칩세트를 선보인 것과는 확실히 대비된다.
마침내 인텔은 DDR램을 쓸 수 있는 새로운 펜티엄4 칩세트를 직접 선보였다. 그것이 i845 칩세트다. 고집스럽게 DDR메모리를 외면하던 인텔이 새로운 칩세트를 드디어 내놓은 것이다. 이에 발맞춰 메인보드 제조사 역시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인텔이 i845 칩세트를 내놓은 이유는 펜티엄4와 램버스램의 조합이 예상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동안 펜티엄4는 성능 논쟁에 휘말렸다.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능을 보이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물론 이것은 최신 하드웨어가 겪는 통과의례적인 성격이 짙다. 하드웨어만큼이나 중요한 각종 프로그램과 드라이버, 그리고 운용체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수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텔이 새롭게 DDR램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선보이게 된 것은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소비자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을 다시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한 펜티엄4가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얻은 것은 근본적으로 펜티엄4의 파격적인 가격인하에 힘입은 바 크다. 출시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최신 CPU의 값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을 내렸다. 여기에 펜티엄4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선보이면서 펜티엄4의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번 벤치마크에서 최고의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유니텍 MSI 845 울트라다. 어떤 실험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인 성능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실험에서 고르게 상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 제품의 가치는 ATA-133, USB 2.0, 6채널 오디오 등 최신 기술을 모두 지원하는 부가기능이다. 인터넷을 통한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나 스마트키를 이용한 보안기능 등 개인용 메인보드로는 최고급 사양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도 다른 제품과 거의 비슷한 점은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성능 테스트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슈마의 슈페리어 4BDA가 가장 뛰어나다. 높은 CPU이용률과 메모리 성능을 바탕으로 시스마크 등에서 보이는 성능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다만 이런 뛰어난 성능이 메인보드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정규클록보다 1% 정도 높은 클록이 인가됨으로써 얻어지는 성능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미 2㎓의 벽을 넘어선 지금 i845 칩세트 메인보드의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성능뿐 아니라 안정성이다. ATA-133 레이드 기능과 강력한 하드웨어 에러 검출 기능 등은 초보자와 고급 이용자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하다.
에스티컴의 아수스 P4B266 역시 슈마 제품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 강력한 성능은 물론 6채널 사운드와 USB 2.0 인터페이스 지원 기능까지 갖춰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제이씨현시스템의 GA-8IRX는 독특한 AGP리텐션 가이드를 비롯한 안정적인 성능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한국크리에이티브기술의 AX4B프로 역시 비슷한 성격의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정규클록에 가장 가까운 클록을 나타낸다. 솔텍 SL-85DR-C는 상대적으로 성능이 조금 뒤지는 것이 흠이다. 메모리 대역폭이 떨어지는 탓이다.
MSD 천년 i845DDR파이어버드는 무조건 싸기만 하다는 인식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 제품이다. 기존 전원공급장치를 그대로 쓸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인텔 제품은 인텔 제품답게 성능보다는 규격을 지켜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출시 초기와 달리 이제 i845 칩세트 메인보드는 한결같이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SD램과 확실히 구분되는 메모리 대역폭이 눈길을 끈다. 경쟁상대인 비아 P4X266A나 SiS 645 등의 칩세트 메인보드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성능과 안정성이다.
이미 이런 제품이 길을 열어놓은 DDR램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인텔 제품이라는 이름값이 더해진 i845 칩세트 메인보드는 어느 정도 성공이 예약됐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메모리 성능보다는 오히려 ATA-133, 시리얼ATA, USB 2.0, AGP 8배속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얼마나 빨리 갖추는가에 성패가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분석=김영로 PC가이더 벤치마크팀장 tester@pcguider.co.kr>
◆제품리뷰
◇제이씨현시스템 GA-8IRX
이 제품은 세계 메인보드 시장의 선도 업체인 대만 기가바이트에서 제작한 것이다. 기가바이트 특유의 전통적인 푸른색 기판이 인상적이며 듀얼바이오스를 달아 바이러스 등에 안정적이다. 이른바 보급형 제품이다. 제품 곳곳에 보이는 빈자리는 생략된 부품의 흔적이다. 다른 보드와는 달리 CPU소켓이 90도 회전한 상태로 돼있는 점이 특색이다. 기가바이트의 메인보드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한다. 보통 정규클록보다 조금 낮은 클록으로 구조를 만들어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에러를 방지한다. 이 제품의 특징은 AGP리텐션 가이드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비교적 무거운 그래픽카드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크리에이티브의 사운드 칩세트를 기본으로 갖췄다.
◇솔텍 SL-85DR-C
강렬한 붉은색으로 치장한 솔텍 제품은 먼저 전원쪽에서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펜티엄4에서 달라진 전원규격을 5V로 바꾸어 호환성을 높였다. 다만 모든 전원단자가 한쪽에 모여있는 것은 펜티엄4에서 굳이 전원규격을 달리한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메인보드가 쓰는 윈본드 슈퍼I/O칩 대신 스마트IO라는 독특한 제품을 쓰고 있으며 라운딩 처리된 붉은 IDE단자 등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큰 특징은 레드스톰 오버클로킹 지원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메인보드가 윈도 기반의 프로그램 형태로 오버클로킹 지원 프로그램을 갖춘 데 비해 이 제품은 바이오스 상에서 최적의 오버클로킹 클록을 자동으로 찾아 리부팅한다. 스마트독이라는 바이러스 방지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슈마일렉트론 슈페리어 4BDA
대만 이폭스에서 만들고 슈마일렉트론에서 수입한 이 제품은 커다란 쿨러를 갖춘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반드시 쿨러를 달아야 할 정도로 열이 심한 것은 아니며 심리적인 요인과 제품 차별화를 꾀한다는 점이 특색이다. 강력한 하드웨어 디버깅 기능 역시 이 제품의 자랑거리다. 숫자로 표시되는 LED는 해당 번호의 에러를 한눈에 알 수 있어 초보자는 물론 직접 조립을 할 때 편하다. ATA-133을 지원하는 하이포인트사의 HPT372칩을 달았다. 덕분에 ATA-133은 물론 레이드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케이스와 연결하는 단자 역시 한 줄로 쓰기 편하도록 설계되어있다. 다만 크기가 상당히 커서 작은 케이스를 쓸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가이드가 기본으로 조립되어 있지 않은 점이 특이하다.
◇에스티컴 ASUS P4B266
전통적인 갈색기판에 이미 선보였던 펜티엄4 메인보드와 거의 같은 모습이다. 평범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강력한 성능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이스 리포터라는 하드웨어 경고 기능인데 이것은 아수스 특유의 강력한 하드웨어 모니터링 기능 덕분이다. 최신 보드답게 USB 2.0 컨트롤러를 갖춘 점도 큰 특징이다. 덕분에 모두 6개까지 넉넉한 USB 슬롯을 갖춰 주변기기를 많이 쓰는 경우에도 불편함이 없다. 아수스 제품의 특징인 강력한 오버클로킹 환경은 여전하다. 메인보드용 사운드로는 최고급인 CMI8738 오디오 칩세트는 물론 옵티컬 오디오 아웃 브래킷을 기본으로 담아 6채널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펜티엄4의 전원규격을 따르면서 나름대로 융통성을 발휘한 EZ 플러그도 특징이다.
◇한국크리에이티브기술 AX4B프로
이 제품은 대만의 에이오픈에서 만든 것이다. 특유의 검은색 기판은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여기에 은색으로 처리돼 강렬한 악센트를 주는 칩세트 방열판이나 깔끔한 레이아웃은 과연 에이오픈 제품답다는 느낌을 준다. 메인보드 안정성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원부와 바이오스다. 이 제품은 번거롭기는 하지만 펜티엄4 전용 전원공급장치를 달아야만 제대로 쓸 수 있다. 그만큼 안정성에 신경을 썼다는 의미다. 듀얼 바이오스인 다이하드(DieHard)는 이 제품에서는 옵션으로 빠져있다. 다이하드는 바이오스롬을 하나 더 달아 바이러스에 감염돼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바이오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메인보드에서 에러가 발생하면 미리 녹음된 목소리로 해당 에러부위를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MSD 천년 i845DDR파이어버드
그동안 MSD의 제품은 성능보다는 싼값으로 승부를 걸아왔다. 보급형이라는 이름으로 넘어가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제품에서는 그런 문제점은 많이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그래픽카드가 쉽게 빠지지 않도록 해주는 AGP슬롯 리텐션 가이드 같은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PCI슬롯 역시 모두 6개를 쓸 수 있어 확장성도 매우 넉넉한 편이다. 지금 쓰고 있는 시스템을 펜티엄4로 업그레이드한다면 단지 메인보드나 CPU뿐 아니라 바꿔야할 부품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달라진 전원공급장치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기존 전원공급장치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되어있어 이런 불편함을 덜어준다. 다양한 부가기능 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제품이다.
◇유니텍 MSI 845울트라
유니텍 MSI 울트라는 메인보드에 더 이상 필요한 기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부가기능이 돋보인다. 붉은색 기판이 강렬함을 주는 기판을 꼼꼼히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ATA-133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IDE 레이드 기능이다. 덕분에 하드디스크나 CD롬 드라이브를 무려 8개까지 연결할 수 있다. 최신 규격인 USB 2.0을 갖춘 것도 큰 자랑거리다. 무려 8개까지 USB장비를 연결할 수 있으니 아무리 많은 주변기기를 연결한다고 하더라도 확장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장 사운드 기능 역시 6채널 CMI8738칩이다. 새로 선보인 D-브래킷에 LED를 달아 한눈에 하드웨어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스마트키는 USB로 연결되는 간단한 하드웨어 보안장치까지 갖춘 것이다.
◇인텔 D845BG
인텔이 직접 만든 메인보드다. 인텔 메인보드는 새로운 제품이 선보일 때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메인보드의 표준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인텔 제품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안정성이라는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눈에 띄는 별다른 옵션은 없고 거의 모든 설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점도 특징이다. 심지어 CPU클록 같은 것 역시 자동으로 인식하므로 일반 이용자가 설정할 것은 부팅 순서 정도다. 다만 그래픽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AGP 메모리 공유크기가 최대 64MB로 작은 편이다. 온 보드 사운드 단자를 길게 세운 타입으로 디자인돼 있다. 게임포트는 생략됐는데 대신 뒷면 USB가 모두 4개로 넉넉하다. 인텔보드답게 인텔 10/100 네트워크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인텔보드임에도 불구하고 CNR 슬롯이 제거된 것이 특이하다.
◆인텔의 향후 전략과 DDR램
펜티엄4 인기의 숨은 실력자는 i845와 비아 P4X266 칩세트다. 인텔이 펜티엄4를 선보이면서 그토록 중시했던 성능을 오히려 낮추면서까지 선보인 i845 칩세트가 인기를 끈 이유는 단 하나, 값싼 기존 SD램을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비자들은 성능 좋은 펜티엄4도 원했지만 램버스램의 높은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i850 칩세트의 경우 듀얼채널로 메모리를 구성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값이 비싼 램버스램을 반드시 두 개씩 장착해야 했다. 아무리 CPU값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펜티엄4 보급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인텔로서는 당연히 SD램과 램버스램이 아닌 새로운 메모리에 눈길을 돌려야 했다. 현실적으로 해답은 당연히 DDR램이었다.
공식적으로 인텔이 DDR램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보급형은 SD램, 고급형은 램버스램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태도였다. DDR램은 내년이 지나서 그것도 성능이 떨어지는 PC-1600(DDR 200)수준의 지원을 하겠다는 정도였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DDR메모리의 문제다. DDR메모리는 구조적으로 한번의 클록에 두 번의 데이터를 실어보낸다. 이런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고 값도 상대적으로 싸다. 하지만 세부적인 규격이 느슨한 탓에 메모리 제조사마다 호환성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미 애슬론용 DDR램 지원 메인보드에서 경험한 일이지만 메인보드와 메모리 조합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부팅조차 되지 않는다. 특정회사의 메모리끼리 섞어 쓰면 잦은 다운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는 어느 누구도 이런 문제에 시원한 해결책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성급하게 DDR용 메인보드 칩세트를 내놓는 것보다는 좀 더 DDR규격이 완성된 다음, 다시 말해 성능과 호환성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때 제품을 내놓겠다는 태도였다. 그런 고민 끝에 선보인 것이 바로 i845 칩세트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선보인 인텔이 만든 첫 번째 펜티엄4용 DDR램 칩세트는 i845이다. 이것은 실제로는 기존 i845 칩세트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허브구조며 AGP 4배속 지원, ATA-100 등 기존 제품과 달라진 점은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달라진 것은 메모리뿐이다. 심지어 기존 SD램과 DDR램을 같이 쓸 수 있도록 두 가지 메모리슬롯을 갖출 수도 있다.
인텔이 새로운 i845 칩세트를 선보이면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메모리의 호환성이다. 인텔은 DDR램의 호환성 문제가 DDR 칩세트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야 단지 SD램의 대역폭을 두 배로 늘린 것이지만 실제로는 호환성이라는 무시 못할 문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선택한 것은 기존 SD램용 i845 칩세트를 그대로 DDR램 버전으로 바꾼 것이다. 다만 메모리 슬롯은 두 개로 제한했다. DDR램의 경우 메모리 뱅크가 늘어날수록 아무래도 제어가 힘들어진다.
이런 문제는 결국 호환성이라는 해묵은 과제로 연결된다. 제조사에 따라서는 메모리슬롯을 3개까지 갖춘 제품도 있지만 인텔이 권하는 사양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쓰는 메모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메모리슬롯이 적다는 것은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메모리용량 역시 커지는 상황이라 결정적인 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DDR메인보드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DDR램을 지원하는 i845 칩세트는 기술적인 면보다는 이런 배경이 더욱 중요하다. 2002년에 선보일 인텔의 CPU와 메인보드 칩세트를 보면 인텔이 얼마나 DDR램에 중점을 두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올해 2분기에 FSB 533㎒(실제로는 133㎒)인 신형 펜티엄4와 함께 역시 새로운 DDR램 지원 칩세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래픽캐드 기능을 내장한 제품도 선보이게 된다. 물론 램버스버전 역시 선보일 예정이기는 하지만 인텔의 무게중심은 이미 DDR램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DDR램 지원 칩세트와 함께 지금의 펜티엄4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먼저 제조공정을 0.13미크론으로 낮춘 신형 노스우드(Northwood)가 선보인다. L2캐시 크기에 차이를 두어 두 가지 버전이 선보인다. 보급형으로는 드디어 펜티엄4급 셀러론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렇듯 다양한 펜티엄4에 어울리는 메인보드 칩세트로 지금의 SD램과 램버스램만으로는 뭔가 격에 맞지 않는다. 인텔이 그 중심에 DDR램을 두는 것 역시 이러한 CPU전략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