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 데이콤이 무역자동화사업에서의 포괄적 제휴를 적극 추진중이어서 성사여부와 제휴 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사가 ‘무역업무자동화촉진에관한법률’이 정한 무역자동화 제1·2 사업자인 만큼 무역VAN사업의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공청회 일정이 발표된 무역자동화촉진법 개정작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NET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데이콤과 1·2차에 걸쳐 협의를 갖고 통관·무역EDI, 물류·유통, cTradeWorld(CTW) 등의 사업에서 양사 협업모델 구현을 집중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사는 향후 무역자동화 사업자 위상에 대한 시각차이 및 의견을 조율하고 각 아이디어에 대한 세부적 검토를 거쳐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아래 이달 중 실무작업반을 구성, 양해각서(MOU) 또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별도 조직도 설립키로 했다.
양사의 협업모델 구축은 지난해 말 무역EDI 사업 본격화를 표명한 데이콤과 무역자동화촉진법상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KTNET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통EDI 시장률 감소와 의료EDI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이콤의 경우 KTNET과 관세청의 통관EDI 독점계약이 올해 만료되는 계기로 KTNET의 지원을 받아 무역EDI시장의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KTNET 입장에서는 데이콤의 무역자동화 시장진출에 따라 잇따를 수 있는 대기업 계열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EDI시장 신규 진출을 막고 현재의 수익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데이콤과 협력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통관EDI사업에서 KTNET의 독점을 인정하는 한편 데이콤이 KTNET 통신망을 회선으로 이어 관세청으로 연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데이콤의 통관EDI사업 진출을 의미한다. 또 무역EDI사업에서는 각자 제1·2사업자로서의 자격을 인정해 시장을 과점한다는 전략이다. 지분관계상 사업자 자격에 미달하고 있는 데이콤으로서는 KTNET의 암묵적 동의를 통해 사업에 본격 나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양사는 10년간에 걸쳐 구축해온 분야별 정보화 네트워크 인프라(KTNET-무역·물류, 데이콤-유통·금융)를 바탕으로한 e비즈니스 통합 플랫폼 구축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콤 관계자는 “실무진간 논의되고 있는 사항이다”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두 사업자간의 제휴는 포괄적이고 상생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해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