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현장중심의 디지털 경영’을 최고의 화두로 삼고 있다. 지난 97년 IMF 외환관리 이후 내로라하는 건설사가 도산하고 워크아웃 상태에 이르는 등 건설업종의 부실은 국내 산업 전체에 큰 상처를 안겨줬다. 그러나 2000년을 지나며 IT에 눈을 뜨게 된 건설사들의 e비즈니스 움직임은 어느 업종 못지 않다.
지난해 건설업종의 e비즈니스가 상위 10위권에 드는 모든 기업들이 자재구매의 합리화를 위해 e프로큐어먼트를 도입, 구매절차를 단순화·투명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는 효율적인 현장관리와 그에 기반한 재무개선에 초점을 맞춘 e트랜스포메이션이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을 축으로 한 경영혁신(PI), 프로젝트 및 공정관리, 하도급 업체와 협업관계 개선 등을 핵심전략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현장관리를 통해 건설사에 붙어있는 ‘부실’이란 단어를 말끔히 쓸어낸다는 전략이다.
◇ERP에서 경영혁신까지=건설업종에서 ERP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흩어져 있는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기업의 핵심업무 활동이니 이런 IT 툴의 필요성이 낮았다. 이런 건설업종에 ERP 바람이 불어닥친데는 무엇보다 투명한 현장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수익을 좌우하는 현장의 비용지출 실태를 실시간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며 기업들은 하나 둘씩 ERP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그 대상범위를 외국현장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을 필두로 현대건설이 SAP 모듈에 기반한 ERP를 도입했으며 삼성물산, 대우건설, SK건설, 롯데건설 등이 독자개발 형태로 ERP를 가동하거나 추진중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해외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해외 15개 현장에 ERP를 가동한다. ERP 외에도 공사관리·프로젝트관리시스템 구축도 올 한해 건설업종의 핵심 키워드다. 이 시스템은 현장 공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본사와 현장간 커뮤니케이션 강화와 그에 기반한 효율성 제고가 기대된다.
◇협업에 눈뜨는 건설사들=현장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시공업체나 자재납품업체 등 협력사와 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신자재개발에 관한 시스템을 외부로 열어 협력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공동개발을 통한 시공적용도 적극 추진중이다. LG건설은 파일럿 형태의 협업관리시스템(http://www.ework21.com) 개발을 완료, 연내 모든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코오롱건설도 e협업을 올해 중요한 e비즈니스 추진과제로 설정, 현재 가동하고 있는 지식관리시스템(KMS)을 문서관리시스템(EDMS)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해 설계도면 등 비정형자료를 협력사와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전자입찰시스템에서 입찰이 결정난 후 오프라인으로 작성하던 계약서를 온라인에서 처리하기 위해 공인인증과 전자보증을 포함한 전자계약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4월 ERP를 가동한 대우건설은 올해 ERP와 연동되는 최고경영자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메인프레임 기반의 시스템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바꾼 SK건설은 재무혁신TF팀을 구성, 재무회계시스템 재구축을 추진중이다.
<표> 주요 건설사들 e비즈니스 계획
업체명 사업내용
현대건설 해외ERP 4월 가동·신자재개발 및 시공적용
삼성물산 건설주택부문통합작업
대우건설 ERP 4월 가동·EIS 인(in) ERP구축
LG건설 협업관리시스템(e웍스) 현장적용·수익사업
SK건설 재무회계시스템재구축·통합구매팀 신설 e비딩 강화
롯데건설 PI추진 중·ERP 및 e프로큐어먼트 구축
코오롱건설 PI추진·PMS 3월 가동·전자계약서 및 현장전자결재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