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株 찬밥신세 언제 면하나

소프트웨어 담당 애널리스트간 소프트웨어 종목에 대한 실적회복 시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또 회복시점에 따라 투자 유망종목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소프트웨어업종은 산업의 성격상 하반기 이후나 내년초쯤 본격적인 실적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보안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주가 실적회복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소프트웨어 실적회복 시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우에 따라 지난해 실적악화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주가 실적회복 시점에 따라 ‘신데렐라’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주의 조기 실적회복을 주장하는 이들은 최근 경기회복으로 주식시장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하드웨어 부문과 소프트웨어 부문간 실적회복 시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IT 수요자들이 종전에는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했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추세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가 PC 수요회복을 이끌어 낸 것은 단적인 사례다. 최근 반도체 등 IT 하드웨어 부문의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부문도 조만간 회복세를 보일 것이며 관련주도 조만간 모멘텀을 찾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들은 최근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저가메리트를 부각시키는 소프트웨어주를 지금 당장 노려볼 만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소프트웨어 주가가 지난해 실적악화를 충분히 반영한 만큼 상승여력이 높다는 것이다. 권영삼 세종증권 연구원은 “소프트웨어주가 이르면 2분기부터 실적회복을 보일 것”이라며 “지금이 소프트웨어주 매수의 적기”라고 말했다. 세종증권은 최근 소프트웨어주의 조기 실적회복을 근거로 보안, 지식관리시스템(KMS), 고객관계관리(CRM) 등의 관련종목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프트웨어주들이 하반기에나 실적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소프트웨어업체가 지금처럼 영업이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선 당장 수익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최근 삼성증권이 핸디소프트 등 코스닥시장의 8개 소프트웨어업체의 올해 예상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14%로 지난해 8%보다는 높아지지만 지난 99년(20%)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소프트웨어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공공분야는 저가입찰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프트웨어업체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민간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이후에나 실적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예상되는 전자정부 관련 주식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종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소프트웨어주는 산업의 성격상 4분기 이후에나 실적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관련주는 하반기에나 상승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해 소프트웨어 침체속에서도 실적개선을 보인 전사적자원관리(ERP) 관련주들은 올해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매수를 추천했다.

 소프트웨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소프트웨어주의 실적회복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프트웨어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올해 소프트웨어 주가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데는 견해를 같이 했다. 소프트웨어주들이 1분기에 최소한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만 갖게할 수 있는 실적을 보인다면 모멘텀을 조기에 찾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