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53)양방향 디지털 방송-홈네트워킹과 생활의 변화

 리모컨 하나로 통하는 세상- 홈네트워킹과 생활의 변화

 

 최근들어 세계 굴지의 방송·통신사들이 양방향 TV 서비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보면 국내에도 이같은 거센 변화의 파도가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을 갖게 한다.

 특히 케이블·위성TV 등 미디어업체들은 양방향 TV사업을 올해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지난해부터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 굴지의 콘텐츠회사인 프랑스 비방디유니버설이 지난해 말 에코스타커뮤니케이션스 인수에 150억달러를 투입한 것은 좋은 사례다.

 시장의 상황도 양방향 TV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음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150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양방향 TV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에서 양방향 서비스가 시작된 지 불과 3년밖에 안된 점을 감안하면 그 파급력을 상상할 수 있다.

 국내 시청자들의 양방향 TV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11월 개최했던 ‘세틀라이트 브로드캐스팅2001코리아’라는 전시회를 통해 잘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위성방송관은 연일 수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위성방송관의 관람 사이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들이 모였던 곳은 바로 양방향 서비스 체험관인 ‘인터액티브 존’이었다.

 서너평의 거실 모양으로 꾸며졌던 이 자그마한 공간에서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 것이 바로 ‘TV리모컨’으로 작동되는 블라인드와 전등이다.

 리모컨을 조작하는 안내원의 손끝에서 꺼져있던 거실등이 켜지고 또 그 밝기가 점점 어둡고 밝게 조절되는 것을 보고 관람객들은 ‘디지털세상’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음을 실감했다.

 거실 창유리에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기도 하고 또 통과하게도 만드는 용도로 장착된 블라인드 역시 안내원의 손끝에 달린 ‘리모컨’ 하나로 펼쳐지기도, 접혀지기도 했다.

 이른바 가정내의 가전제품과 블라인드 같은 장식물이 리모컨을 통해 구동되는 ‘홈 네트워킹’이 디지털 TV라는 관제탑에 의해 그 싹이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스카이B의 양방향 서비스 ‘스카이+’를 이용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소감문에는 디지털 양방향 서비스가 가져올 생활양식의 변화방향이 잘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죽여주는 것’이라는 원초적인 표현의 찬사에서부터 ‘내가 돈을 주고 구입해 본 첫 기술 나부랭이다. 내 아내는 이것 없이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는 극찬까지 한다.

 경이로운 디지털 TV의 등장으로 기존의 시청패턴이 송두리째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견들도 상당히 많다. 한 시청자는 스카이+에 내장된 PVR(Personal video recorder) 기능이 ‘실제 방송 시간대에 TV를 시청하는 일이 거의 없어지도록’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아마 멀지않은 장래에는 축구 한·일전 때문에 식당이 한산하다는 ‘아날로그 시대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뉴스들은 대학 신문방송학과의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문화론’ 같은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스카이라이프 IT사업단장 양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