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6T-정부출연연 새해 설계>(12)한국기계연구원 황해웅 원장

“우리 나라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뛰어난 반도체 기술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나 제품을 만드는 장비기술은 선진국에 종속돼 있습니다. 올해를 이를 뛰어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 4년째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황해웅 한국기계연구원장(63)은 연구원 전체를 손바닥 보듯 꿰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올해부터 새로운 3대 전략 목표를 세우고 이에 본격 도전한다.

 “IT·BT·NT·ET·ST 등 신산업과 전문화 분야를 접목시킨 기술 개발에 치중할 작정입니다. 특히 정부가 추진중인 전략산업을 선도적으로 주도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분야를 정하고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황 원장은 이를 위해 국가과학기술 발전계획에 맞춰 미래기술을 예측하고 새로운 연구개발(R&D) 전략을 수립했다. 종전의 R&D 5개 분야를 나노공정기계·환경친화기계·첨단구조재료 등 3개로 축소하고 지능형기계·신기능재료 등 2개로 재구성했다.

 기계연이 중점 투자에 나서는 나노공정기계 분야에는 ‘나노측정 및 가공’ ‘마이크로 열유체’ ‘전자정보장비’ 기술 등이며 환경친화기계 분야에는 ‘환경제어’ ‘구조안전’ ‘자기부상’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지능형기계 분야에선 ‘사이버 엔지니어링’ ‘로봇’ ‘생체기계’ 기술, 첨단 구조재료 분야에서는 ‘항공우주재료’ ‘환경에너지재료’ ‘재료 시험평가’ 기술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신기능재료 분야의 ‘나노 재료’ ‘극한환경 재료’ ‘지능형 재료’ 기술도 올해부터 대규모 투자에 들어간다.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6T 가운데 문화콘텐츠를 제외한 5T가 모두 기계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더라도 장비를 통하지 않고는 기술이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PDP 생산장비 개발 사업은 60인치 배기봉착 장비 설계 및 제작을 완료하고 올해부터 양산단계에 들어가며 차량 탑재가 가능한 290마력급 저공해 대형 LPG 터보린번 엔진이 올해 개발돼 마을버스나 청소차용으로 공급된다.

 지난해 과기부의 프런티어 사업으로 시작한 ‘소재성형 기술개발 사업’에는 사업단을 중심으로 박사급 인력 220명을 포함, 연구원 732명이 매달려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밖에 기계연은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 오는 2004년까지 디지털 모델링 환경구축 및 통합구조 안전성 평가 시스템과 웹 및 VR기술을 이용한 수송기계 부품의 지식기반 설계기술, 지적사고형 진화형 지능화 기계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나노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는 황 원장은 “예를 들어 탄소나노튜브를 만들었으면 원하는 대로 가공해야 하고 가공 후에는 측정과 검사, 측정장비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며 “기계연의 미션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