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부 조직 정비가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제까지 뒤돌아볼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장기 레이스는 강한 조직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 수주로 IT수출의 주역으로 떠오른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의 올해 포부가 다소 뜻밖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첫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는 이 여세를 몰아 수출지역을 넓히고 매출외형을 대폭 확대하는 공격적인 청사진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사장은 한번쯤 조직을 다지고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컴퓨터통신의 경우 지금이 그 때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때 밀어붙이면 당장 외형은 좋아지겠지만 반대로 조직 곳곳에 산재해있던 문제점이나 취약점들은 오히려 묻히게 돼 점점 고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 매출목표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았다.
지난해 120억원보다 25% 늘어난 150억원이 전부다. 대부분의 SW업체들이 지난해 못다 올린 매출에다 올해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을 감안, 50% 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한국컴퓨터통신은 캄보디아 프로젝트 관련 매출이 올해부터 일어나는 데다 이미 확보된 공공 프로젝트 연속사업까지 감안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시간으로는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 강 사장의 생각이다.
강 사장은 그러나 당장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미래시장을 개척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내수시장에서는 그 동안 강세를 보여온 공공분야 이외의 통신, 금융, e커머스 등의 민간부문에서 수요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12∼13%에 불과한 민수부문을 올해는 20∼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 DB엔진 공급에서 탈피해 KMS, XML, 보안 등 솔루션을 앞세워 DB수요를 견인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협력사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는 캄보디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고 확장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한편 가능성있는 신규 동남아지역 2∼3군데를 선별해 차기 해외시장 수출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문화를 보다 고객서비스 지향적인 쪽으로 바꿔보겠다는 것도 올해 강 사장의 구상이다. 현재 2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보다 체계적인 기술지원과 고객 서비스 대응체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앞으로는 경쟁의 관건이 어떤 업체가 고객 서비스를 잘 하느냐, 사용자 만족도가 얼마나 높으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고 서비스를 잘하는 IT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 응답센터를 두고 대형 고객의 경우 일대일 대응을 기본으로, 소규모 고객사의 경우는 온라인으로 지원체계를 이원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강 사장은 “몇 년 전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국산DB를 얼마나 믿을 수 있겠냐’며 의구심을 나타내던 것에서 지금은 BMT를 굳이 하자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니SQL의 제품력이 인정받고 있다”며 “올해의 다지기 작업을 통해 앞으로 한국컴퓨터통신과 유니SQL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과 DB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