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2단계 ‘시스템IC 2010’사업에서는 더욱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야 합니다. 4M D램처럼 산·학·연이 똘똘 뭉쳐 한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발돋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남은 기간 동안 우리 모두가 무엇이 미래의 ‘화두’가 될 수 있을지 지혜와 혜안을 모읍시다.”
4차연도 ‘시스템집적반도체기반기술개발사업’(사업단장 김형준) 워크숍에 참석한 500여명의 국내 반도체 기술인들은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등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반도체산업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기술개발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98년부터 진행해온 1단계 사업이 △32비트 확장명령어구조(EISC)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상용화 △PDA용 0.18미크론 복합 메모리로직 IC 개발 △1G급 구리배선용 저유전 물질 및 구리촉매 증착기술 개발 △300㎜ 웨이퍼용 트랙 및 CMP 평가장비 개발 등 굵직굵직한 성과물들이 있었지만 4M D램처럼 산업파급효과는 적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2단계 사업에서 상용기술이나 선행기술 분야에서 내로라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서는 1단계 사업을 확대발전시킬 수 있는 연계보완사업을 마련하고 미진했던 장비·재료 분야의 과제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3일 오후 열린 ‘시스템 2010 사업 보완기획 중간결과 발표’에서 사업기획분야 조사단장을 맡은 서울대 이동기 교수는 “수평적 분업화 형태로 급변하는 세계 시스템IC시장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국책과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중간평가조직과 한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공정기술분야 조사단장인 KAIST 강상원 교수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여성인력과 오너 경영에서 비롯된 과감하고 집중적인 적기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그러나 앞으로 중국의 위협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D램산업의 우위에서 나오는 기술력을 연계한 새로운 공정장비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스템업체에서 본 한국 시스템IC 발전방향’의 주제발표를 맡은 LG전자기술원 이희국 원장은 “시스템은 곧 반도체”라면서 “시스템업체와의 협력체제를 강화해 차세대 표준을 선도할 경쟁력 있는 제품을 함께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 후 이뤄진 토론에서는 PC 및 교수 연구비 등 연구에 필요한 기자재에 대한 지원요청이 있었고 과제 성과물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평가 팹(FAB)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형준 사업단장은 “비메모리 분야의 장기적이고 핵심적인 기술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IC 2010 사업이 추진됐다”면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 수렴과 2차 수요조사, 공청회 등을 거쳐 3월 말까지는 2단계 사업의 최종 보고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