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주요 PC부품 시장동향 전망

PC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제조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PC 완제품의 규격이 한달이 멀다하고 바뀌고 있다. 제조업체는 생산 계획을 미리 짜야 하기 때문에 시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판도를 가늠하기 쉽지만 소규모 영세 조립PC 업체들이나 소비자들은 향후 PC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추측하기 어렵다.

 일례로 지난해 4분기 컴퓨터 업계의 화두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메모리였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미리 예견했던 상인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DDR메모리 가격급등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해 준다. 상인들뿐만 아니라 주기판 유통업체들조차도 4분기 이전에는 DDR메모리가 강세를 보일 것이냐, SD램이 강세를 보일 것이냐를 놓고 고민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본지는 컴퓨터 부품 유통업체인 피씨디렉트(대표 서대식 http://www.pcdirect.co.kr)의 협조로 올해 PC 주요 부품시장을 전망해 본다.

 

◆CPU

 최근 0.13미크론 공정을 이용하여 다이사이즈를 기존제품에 비해 크기를 30% 정도 줄인 새로운 CPU가 출시됐다. 현재 2.2㎓까지 지원하는 노스우드(Northwood)라는 코드명을 갖는 이 새로운 CPU는 또한 L2캐시를 256 에서 512 로 늘렸으며, 사용전압도 1.5V로 낮아져 높은 클록의 CPU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상반기에는 프런트사이드버스(FSB) 533㎒를 지원하는 2.4㎓가 출시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2.5㎓ 이상을 지원하는 CPU가 출시될 예정이다. 셀러론 계열로는 최근 발표된 1.3㎓에서 하반기에는 1.8㎓ 제품까지 출시될 전망이다.

 AMD에서는 소켓 A형 제품만 나올 예정이며 상반기에 0.13미크론 공정을 이용한 스루브레드(Throughbred)를 선보인다. 또 보급형 프로세서인 듀런 0.13미크론 공정 제품과 FSB 266을 지원하는 아팔루사(Appaloosa)가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AMD의 8세대 x86 프로세서이자 64비트 프로세서인 클로해머(Clawhammer)가 나올 예정이다.

 제품별로는 애슬론XP가 상반기에는 2200+까지 하반기에는 2600+까지 출시되고 보급형 프로세서인 듀런의 경우 상반기 1300+, 하반기 1800+까지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1.5㎓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펜티엄4 PC 시장은 1분기안으로 빠르게 1.7㎓ 이상으로 주력기종이 옮겨가고 상반기안에 2㎓대 PC가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올해 메모리 시장의 핵심 이슈는 역시 DDR메모리다. 인텔의 DDR램 지원 칩세트 출시를 계기로 SD램에서 DDR SD램으로 급속히 전환될 것이며 수급상황은 메모리 제조업체간 합병 결과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DDR메모리 생산은 1월에 26%의 비중이 예상된다. 인텔의 DDR지원 칩세트인 845D가 본격 양산되는 1분기와 2분기 초에는 그 비중이 확대되기 시작해 4분기에는 SD램과 비중이 비슷하거나 약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램버스D램의 경우 지지 기반의 미약과 인텔과의 결별로 인해 그 비중이 점차 축소되다가 결국은 메인 메모리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리콘인티그레이티드시스템스(SiS)에서 333㎒ DDR램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출시했고 비아나 알리에서도 지원 칩세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인텔이 당분간 200·266㎒에 주력할 예정이므로 올해 DDR메모리 시장에서는 266㎒가 주류를 이룰 것이며 333㎒는 제한적으로 수요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 메모리 수급은 지난해 4분기부터 문제된 DDR 수급불안이 전제품으로 확산되면서 가격폭등의 결과를 가져왔으나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 않으므로 128MB SD램 단기 가격은 3∼3.5달러대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적인 가격은 하이닉스 유진공장에서 물량이 나오는 3월경이면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주기판

 인텔 CPU를 지원하는 주기판 칩세트는 역시 펜티엄4 CPU에 DDR메모리를 지원하는 제품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이에 따라 DDR메모리를 지원하는 다양한 칩세트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i845칩세트에 266㎒ DDR메모리를 지원하는 제품을 1분기에 출시하고 2분기에는 저가 펜티엄4 PC시장을 겨냥해 그래픽 기능이 내장된 845-G계열 칩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고가 시장에서는 i850 칩세트 후속으로 FSB 533㎒까지 지원되는 테하마-E(Tehama-E·가칭)칩세트가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의 경쟁사인 비아도 다양한 펜티엄4 CPU용 칩세트를 출시한다. 모두 DDR메모리를 지원하는 것들로 그래픽 기능이 내장된 저가 제품부터 533㎒ FSB와 8배속 그래픽가속포트(AGP), 333㎒ DDR메모리 등을 지원하는 최상위 제품들을 2분기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AMD CPU를 지원하는 칩세트는 비아가 333㎒ DDR메모리와 8배속 AGP를 지원하는 제품을 2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SiS도 펜티엄4 및 AMD CPU를 지원하고 333㎒ DDR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 통합형 제품을 이미 내놓았다. 이로써 올 주기판 시장은 845DDR 제품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고 중저가형 시장에서는 통합형 주기판들의 각축이 예상된다.

 

◆그래픽카드

 PC 부품 가운데 시장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부품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ATI와 엔비디아간의 사활을 건 시장경쟁은 올들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텔의 그래픽 내장 칩세트인 845G의 성능이 지포스2MX에 버금간다는 소식에 따라 성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ATI는 최근 레이디언 7500과 8500을 각각 내놓고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제품들은 각각 코어클록 230㎒·250㎒에 DDR 64MB 메모리를 장착한 것으로 엔비디아의 지포스3 Ti200 및 500을 겨냥한 것들이다.

 이에 대응해 엔비디아는 다음달 중에 코어클록 300㎒에 64MB DDR메모리를 탑재한 지포스4(NV17) 칩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함께 2분기 중으로 128MB DDR메모리를 탑재한 NV25 울트라·Ti500·Ti300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NV25 계열은 128MB DDR메모리를 탑재하고 8배속 AGP·DirectX9 등을 지원한다.

 ATI는 올해부터 디지털 모니터를 지원하기 위한 DVI 기능을 전 제품에 적용하고 기존 레이디언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춘 R300을 하반기에 출시한다.

 한편 모 그래픽카드 유통업체가 다음달부터 지포스4 그래픽카드를 18만원대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2분기에는 고성능 그래픽카드 시장도 대 혼전이 예상된다.

 

◆HDD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40·60·80Gb의 용량이 하반기에는 40·60·80·120Gb까지 용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0Gb 제품은 10만원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40Gb 제품은 이보다 1만∼1만5000원 비싼 수준이다. 반면 60Gb 제품은 40Gb 제품에 비해 3만원 이상 비싼 편이어서 아직 60Gb제품의 수요가 40Gb 제품에 비해 적은 편이나 최근 급속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2분기부터는 주력 시장이 60Gb, 5400rpm 제품으로 본격적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기존 유통시장의 주류를 형성했던 5400rpm 제품이 서서히 퇴조해 하반기에는 7200rpm 제품들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제품별로는 플래터당 60Gb짜리 제품과 전송속도가 ATA150보다 빠른 시리얼 ATA 규격을 채택한 제품이 상반기말 또는 하반기 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게이트를 비롯해 맥스터·웨스턴디지털 등 세계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업체들은 올들어 가전시장을 겨냥해 저소음, 저용량대 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가전 분야에서만 올해 50만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