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HDD시장 급팽창

 샘플 개발 수준에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탑재한 정보가전제품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보가전용 HDD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과 중견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HDD를 탑재한 정보가전 시장에 참여하면서 정보가전용 HD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HDD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PC의 저장장치로 사용되던 HDD는 3∼4년 전부터 개인용비디오리코더(PVR),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등 정보가전 제품의 저장장치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정보가전 시장 중 HDD업체들이 올해 특히 주목하는 부문은 PVR 시장으로 보통 PC와 비슷한 30∼40Gb의 HDD를 사용한다. 지난 98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지난해부터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본격 형성돼 100만대가 판매됐으며 오는 2004년에는 1000만대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로는 최근 대우전자가 HDD를 탑재한 PVR 셋톱박스를 출시한 데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2분기내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국내 최대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휴맥스 역시 3월부터 PVR 셋톱박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HDD업체들은 디지털방송의 시작으로 국내 시장 확대는 물론 대형 제조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수요가 지난해 4만∼5만대 수준에서 올해는 10배 가까이 늘어난 40만∼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국내 시장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정보가전용 HDD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HDD업계의 고객 확보전이 치열하다.

 시게이트테크놀로지의 총판인 오우션테크놀로지는 올해 정보가전용 시장에서만 40만대 정도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게이트는 현재 대우전자를 비롯, 주요 셋톱박스업체에 HDD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가전용으로 2만대 정도를 판매한 맥스터코리아는 올해 5배 이상 늘어난 10만대 정도 판매할 계획이다. 맥스터코리아는 휴맥스, LG전자 등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스터코리아는 현재 PVR 셋톱박스 분야의 대표적인 업체인 미국의 티보와 리플레이TV에서 대부분 맥스터의 HDD를 사용하고 있어 시장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93년 지사 철수 이후 최근 다시 진출한 웨스턴디지털 역시 지사 재설립을 계기로 정보가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 이외에 셋톱박스, 보안, 의료장비, 게임 등 HDD를 저장장치로 필요로 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올해말을 기점으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