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 노광(리소그래피)장비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소자업체들이 올해 신규투자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축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반도체 제조 전공정 장비 가운데 핵심인 노광장비의 판매가 급감할 전망이다.
데이터퀘스트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300㎜ 설비 신규투자 대신 설비 업그레이드에 치중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올해 노광장비 시장규모를 지난해 800∼810대보다 20% 가량 감소한 650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모건스탠리 시장분석 담당은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설비투자에 소극적인데다 반도체장비 주요 수요국인 일본의 시장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점을 감안, 올해 세계 노광장비 시장규모는 작년 대비 35% 가량 크게 줄어든 500∼550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상황도 일본과 유사해 지난해 3억달러 수준이던 노광장비시장은 2억달러 수준으로 33% 가량 축소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해 전세계 반도체 전·후공정용 장비시장이 약보합 또는 10% 가량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에 비해 노광장비 시장규모는 더욱 큰폭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이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장비단가가 100억원에 육박하는 노광장비 도입을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 사용중인 불화크립톤(KrF) 스캐너를 이용해 최대 0.10미크론(1㎛은 100만분의 1m) 공정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신규수요 창출의 제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노광장비 수요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연간 30% 가량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0.10㎛ 이하 공정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부터는 차세대 노광장비인 불화아르곤(ArF) 스캐너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 2003년 800대, 2004년 1000∼1100대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