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산업이 올해 양대 선거를 맞이해 최대 호황을 누릴 것인란 낙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IMF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렸던 제지산업이 지난해 3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이후 희소식만 들리고 있는 가운데, IT 투자도 늘어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주요 제지업체들이 지난 2000년에 e비즈니스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ERP 등 각종 인프라 도입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경영악화 등 여러 이유로 지금껏 미뤄왔기 때문이다.
1월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올해 제지업계의 e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주요 업체의 올 한해 IT투자 예산을 살펴보면, 한솔제지·신무림제지가 각각 약 10억원, 한국제지가 5억원으로 정했다. 계성제지나 홍원제지는 IT투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제지업체가 경기 호전에 따라 e비즈니스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어 IT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기대했다. 제지업계가 오는 2004년 무관세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e비즈니스를 통한 경영 효율성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ERP 확산=한국제지가 제지업종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월 ERP를 가동하기 시작하며, 제지업계에 ERP 도입 논의가 지속돼왔다. 구체적으로 ERP 도입을 확정한 곳은 세림제지뿐이다. 세림제지는 지난해 말부터 ERP 구축을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끝내고 도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관계사인 한솔CSN의 ERP 도입 완료시점인 올 하반기 이후 ERP 도입 여부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신무림제지도 관계사인 세림제지의 ERP 활용정도를 살펴본 후 ERP 도입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구매효율화=제지업체들은 2년 후면 무관세 시대를 맞이한다. 해외 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이 2001년도에 비해 8% 떨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제지업체들은 원가절감 최적화 방안을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1, 2위를 차지하는 한솔제지와 신무림제지가 전략구매를 가장 활발히 준비중이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완료한 컨설팅 결과에 따라 올해부터 전략구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신무림제지는 구매 및 판매 효율화를 위해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올해 안에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B2B 인프라 구축=제지산업 중 골판지포장 부문이 관련협회를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B2B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표준DB 구축 등 골판지포장부문의 B2B를 위한 각종 인프라가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차 B2B시범사업에서 탈락했던 제지연합회와 한솔제지, 신무림제지 등이 올해도 시범사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어 제지산업의 전반적인 B2B인프라 구축도 기대할 만하다. 물론 제지연합회가 참여 업체수의 부족을 들어 신청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