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의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국내 증시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거래소시장은 25일 16.97포인트(2.24%) 상승한 774.68로 마감,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52주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거래소시장은 이번주 들어서만 66.21포인트나 급등했다. 전날 소폭 하락했던 코스닥시장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1.46포인트(1.95%) 오른 76.4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도 지난 10일 기록했던 전고점(76.33)을 돌파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4.19% 오르는 등 SK텔레콤·LG전자·삼성SDI등 대표 정보기술(IT)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엔씨소프트와 정소프트·안철수연구소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IT주의 상승세가 부각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앨런 그린스펀의 발언이 그동안 제기됐던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희석시켰으며 당분간 미국과 국내증시에 상승엔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런 전망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외국인들은 전날 국내시장에서 1700억원을 순매수 한 데 이어 이날도 403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국내기관들과 함께 이틀 연속 ‘쌍끌이 장세’를 연출했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빠른 주가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경기회복이 실제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그린스펀의 발언은 이런 우려를 크게 낮추며 국내시장의 한단계 레벨업을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활동이 빠른 속도로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그린스펀의 발언은 2주전 경제회복에는 아직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시장의 약세를 초래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전망이다. 그린스펀은 이전 발언에 대해 경제회복이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비관적 전망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국내 투자전략가들은 시장의 상승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으며 이제는 추가상승에 대한 근거를 찾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금리에 따른 자금의 증시유입 가능성, 세계시장에서의 국내 증시에 대한 새로운 가치평가 등 중장기 측면에서의 긍정적 시황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추가 랠리를 담보하고 얼마나 빠른 상승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국 경기의 회복이 예상대로 표면화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다음주 발표될 미 4분기 GDP 잠정치와 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통해 미국 경제가 V자 회복이 가능한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