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벽걸이TV로 사용되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제작시간과 소요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핵심장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자동화연구부(실무책임자 김두형·이건환 박사)는 기획예산처의 일반사업으로 지난해 15억원을 지원받아 60인치 PDP의 연속식 진공 배기봉착 장비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진공형 배기봉착 장비는 PDP의 전면판에 배면판을 붙이고 불순물가스를 제거한 뒤 방전가스를 주입하는 데 이용되는 것으로, PDP 제작에 있어 핵심기술이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진공상태에서 불순물가스를 배출할 때 남는 잔존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데다 소형으로 설계돼 기존 라인에 적용하기가 쉽다. 특히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배기봉착에만 10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이 장비는 한시간 소요돼 생산단가를 최대 3분의 1로 낮추고 생산수율(완제품률)도 일본 수준인 90%대로 개선했다. 배기봉착을 한시간만에 할 수 있는 상용화된 장비는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나와 있지 않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삼성SDI·LG전자 등이 PDP를 생산하고 있으나 제품 제작공정상 진공 배기봉착 소요시간이 길어 60인치급 PDP 단가를 1500만원대에서 더이상 낮추지 못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 국내 일부 대기업에서는 양산1기라인을 구축하며 배기봉착 공정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같은 장비 10대 이상을 병렬로 구축하는 데 막대한 추가비용을 투입하는 등 배기봉착 장비가 PDP 보급의 걸림돌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실제 라인에 적용될 경우 전세계 PDP시장의 재편 가능성마저 예견되고 있으며, 향후 반도체나 인쇄기계, 노광 및 세정 기술 등에도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