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보기술(IT) 시장이 사상 최악이었다지만 평판디스플레이 시장만큼은 커졌다.
물론 평판디스플레이 산업계는 반도체 업계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폭락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수요만큼은 꾸준히 늘어나 라인을 정상가동했다. 가격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 산업계는 앞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얼마나 호황일지, 이 시기가 얼마나 갈지 궁금해한다.
미국의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이번 ‘IDMC 2002’에 발표할 내용은 이러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듯하다. 샘 마츠노 수석부사장의 ‘평판디스플레이 산업의 전환점’이라는 주제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향후 시장 전망을 살펴봤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산업계는 지난 2년 동안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었다. 구조조정도 본격화했다. 그렇지만 시장은 성장했다. 노트북PC는 다소 정체됐으나 모니터 시장은 급성장했다. 몇몇 패널 업체들은 또 더욱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중소형 제품 시장과 PC가 아닌 응용기기용 제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대화면 TFT LCD의 공급 증가가 둔화되면서 수급은 빠듯해졌다. 이 때문에 가격도 지난해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다른 한켠에선 유기EL이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같은 새로운 평판디스플레이가 등장해 TFT LCD의 미래 잠재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TFT LCD는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점유율이 떨어졌으나 올해엔 70%로 늘어날 전망이다.
TFT LCD 시장은 크게 노트북PC와 모니터, TV, 휴대기기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올해 노트북PC용 TFT LCD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16% 정도 성장해 지난해 성장률(14%)을 웃돌 전망이다. 15인치 이상 대화면 제품과 고해상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이 높을 전망이다.
지난해 150%나 달했던 모니터 시장의 성장률은 올해 8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률도 매우 높다.
모니터용 TFT LCD 역시 대형화가 급진전해 주력인 15인치 이외에 17인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TV용 TFT LCD 시장은 지난해 74만대에서 올해 187만대로 성장해 향후 TFT LCD 업계의 새로운 기대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기기를 비롯한 중소형 TFT LCD의 경우 올해 공급과잉이 30%에 달해 지속적으로 가격 하락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PDP TV 시장은 지난해 23만대에서 올해 55만대, 내년에 100만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이 본격화하면서 42인치 제품을 기준으로 지난해 150달러를 넘었던 PDP 인치당 가격도 올해 130달러선, 내년에 100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