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후된 의료기기의 품질을 평가·관리하는 데 적극 나섬에 따라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 등 중고 의료기기 수입이 4년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산업기술시험원 등 시험검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97년초 중고 의료기기의 수입이 법적으로 공식 허용된 이래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던 중고 의료기기 수입이 지난해 처음 줄어들어 지난 1년간 국내 반입된 중고 의료기기는 전년 169대에 비해 15% 가량 감소한 144대로 집계됐다.
특히 환자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CT와 MRI 수입이 가장 많이 감소해 CT는 지난해 41대로 전년 수입량(114대)의 36%선에서 그쳤으며 MRI도 지난해 5대로 전년 수입량(9대)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대 197%까지 매년 고속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고 의료기기의 수입이 2년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뒷걸음질친 데는 복지부가 지난해 중순부터 노후·중고 진단영상장비의 사후관리를 한층 강화했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의료기관의 CT 321대를 대상으로 화질에 대한 성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대 중 1대가 불량 상태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사용금지 명령을 내리고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도록 조치 한 바 있다. 또 200여대의 중고 유방촬영용 장치에 대한 성능검사도 올 초부터 들어갔고 향후 엑스선촬영장치 등 중고 의료기기의 성능에 대한 품질검사 실시 방침을 세워 놓은 것도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산 의료장비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고 수입 제품을 대체하기 시작한 것도 수입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중고 의료기기의 수입은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수입 중고 의료기기의 품목은 점점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의료기기 수입이 허용된 초기엔 CT·MRI 등 고가의 진단영상 촬영장치가 중고 의료기기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레이저수술기·레이저치료기·생화학분석기·엑스선골밀도측정기·유방촬영용엑스선장치 등으로 품목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레이저수술기와 영상화질이 불량하면 오진의 우려가 있는 진단영상장비처럼 임상검사의 정확도가 요구되는 생화학분석기도 국내에 다수 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의료기기 수입현황(2001년 말 현재) (단위:대)
구분 1997년 1998년 1999년 2000년 2001년 계
CT 21 38 101 114 41 315
MRI · 2 12 9 5 28
마모 · · · · 22 22
레이저수술기 · · 7 11 17 35
기타 6 5 14 35 59 119
계 27 45 134 169 144 519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