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과학자들의 최종 목표는 양자 역학을 이용한 퀀텀 컴퓨터의 제작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은 나노 컴퓨터라 불리는 퀀텀 컴퓨터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Do not understand Quantum computing, just work with it(퀀텀 컴퓨터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저 함께하라).”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만난 한 물리학과 대학원생은 “퀀텀 컴퓨터는 정의할 수 없다”며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연구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그는 허공에 손을 들어 여러 개의 원을 그리며 일정한 알고리듬으로 표현할 수 없는 퀀텀 컴퓨터를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아주 작은 분자 크기의 컴퓨터 실용화란 꿈을 갖고 연구한다는 이 학생은 하버드 대학의 많은 연구진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퀀텀 컴퓨터 제작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자 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퀀텀 컴퓨터는 과학자들이 나노기술을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결정체다.
퀀텀 컴퓨터는 양자의 불확정성과 중첩, 얽힘 등 양자정보기술(Quantum Information Technology)을 응용한 것으로 연산 속도가 지금의 컴퓨터로는 한 세기가 걸리는 것을 단 수분에 해결할 수 있는 꿈의 컴퓨터다.
하버드 대학은 나노기술의 결정체인 퀀텀 컴퓨터 개발을 위해 물리학과 마커스 연구그룹과 화학과 찰스 리버 연구그룹, 한인 과학자 박홍근 연구 그룹 등이 주축이 돼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물리학·화학 등 기초 학문을 통해 나노 세계에 접근하고 있는 하버드 대학의 연구그룹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공동 연구에 대한 적극 협조를 기본으로 한다.
나노 와이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화학과의 찰스 리버 연구그룹(http://cmliris.harvard.edu)은 나노 와이어를 이용해 전계효과트랜지스터(FET:field effect transistor)를 만들고 이러한 FET를 조립해 계산에 필요한 모든 기초적인 논리 회로를 제작했다.
찰스 리버 그룹은 반도체 나노 와이어의 직경을 조절하고 원하는 크기로 만들어진 와이어를 수직이 되게 교차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여러 기능을 가진 분자를 어떤 부분은 트랜지스터로 또 다른 부분은 절연체로 양단이나 옆 부분은 접속(contact)으로 작용시킬 수 있다.
찰스 리버 그룹의 연구 결과는 과거 탄소 나노튜브와 함께 분자 전자에서 매우 획기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연구성과로 찰스 리버 교수는 지난해 나노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페이만 상(Feynman Prize)’을 수상했다.
박홍근 연구 그룹(http://www.people.fas.harvard.edu/∼hpark)은 물리학과 화학적 방법을 모두 이용해 나노 구조물을 제작한다.
이 그룹은 분자 전자(molecular electronics)의 구조를 만드는 것은 물론, 하나의 분자와 금속 집단, 탄소 나노 튜브를 통한 전자 이동을 조사하고 있다.
박홍근 그룹은 지난 2000년 지름 0.7나노미터의 C60분자와 간격 1나노미터인 플러스 전극과 마이너스 전극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단(單) 분자 트랜지스터를 만드는데 성공, 과학잡지 ‘네이처’에 소개됐다.
이때 네이처는 “박홍근 그룹의 연구 성과는 단전자이면서 동시에 단분자 트랜지스터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를 구현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들이 만든 트랜지스터는 3개의 전극과 하나의 C60분자로 이뤄져 아래쪽에 있는 제 3의 전극(게이트)에서 전압을 가하면 진동하면서 전자 하나를 방출해 스위치처럼 전자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물리학과 찰스 마커스 그룹(http://marcuslab.harvard.edu)은 밀리 켈빈 온도에서 마이크론 이하의 전자 구조인 양자 점과 양자 와이어를 제작하고 있다.
또 탄소 나노튜브에서 전자 전착과 전자 전달을 사용하고 있는 나노스케일 전극 제작에도 나섰다.
마커스 교수는 “나노기술이 이제는 꿈이 아니며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이 기술이 의료분야와 퀀텀 컴퓨터 제작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실험적인 단계는 이미 끝났으며 이제 사람들은 실제로 원자들을 통제하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나노기술 응용 제품의 현실화가 수년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스턴=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