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올해 투자기업들의 코스닥시장 신규등록이 지난해보다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공개(IPO) 시장을 보완할 수 있는 투자회수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28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투자기업들의 코스닥시장 등록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으며 올해는 코스닥등록 기준까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여 벤처캐피털업체들은 투자기업의 IPO를 통한 투자회수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들은 인수합병(M&A), 장외매각, 해외증시 상장 등 중장기적인 코스닥 의존도 줄이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코스닥시장만을 바라보는 투자회수 전략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42개의 코스닥등록을 준비했으나 29개 업체만을 등록시킨 KTB네트워크의 경우 올해를 투자기업의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 성장성이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나스닥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유도하는 쪽으로 투자전략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들어 이미 2개의 투자기업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시켜 나스닥 상장을 위한 인큐베이팅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반면 투자기업의 코스닥등록 추진은 29개사로 낮춰 잡았다.
무한기술투자도 적극적으로 해외 증시 진출을 꾀하고 있다. 기존의 미국, 중국사무소를 벤처투자자문사 형태의 현지법인으로 전환해 투자기업의 M&A 추진, 직간접적인 현지 증시상장 등을 도모할 방침이다.
8∼9개 투자기업의 IPO를 준비중인 동원창투는 이중 절반 정도만이 올해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는 IPO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기업 중 M&A를 추진하는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실적이 좋지만 투자회수 기간이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들의 경우는 장외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동원창투는 이미 지난해말 장외매각을 통해 2건의 투자회수를 단행했다.
지식과창조벤처투자는 올해 투자기업들의 투자회수 전략을 코스닥등록, M&A, 손실처리 각각 25%, 50%, 25% 등으로 잡고 팀별로 대상기업을 선별토록 했다. 이중 손실처리 대상기업에 포함된 경우 적극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 손실범위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투자기업 중 올해 3∼4개사 정도의 코스닥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후발 벤처캐피털들은 투자회수 수단이 IPO에 집중돼 있어 이들 업체의 코스닥등록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사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벤처캐피털은 본연의 투자업무보다는 M&A부티크, IPO컨설팅 등 투자 이외의 다른 분야에 관심을 돌리고 있어 벤처투자 기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우리기술투자의 곽성신 사장은 “다양한 투자회수 방안 마련이 업계 현안으로 부각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같은 전략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