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협회장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한국벤처협회 운영체제가 올해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당초 다음달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던 장흥순 회장의 행보도 주목을 끌고 있다.
장흥순 벤처협회 회장은 올 협회 운영방안과 관련, “상근부회장 영입과 함께 부회장단에 벤처 관련 업무별 위원장직을 맡기는 방안 등을 구상중”이라고 29일 밝혔다.
벤처협회가 운영체제를 변경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게 된 배경에는 회장에게만 몰리는 ‘공식행사 참석’ 등의 업무부담이란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상근부회장 영입방침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말부터 협회 주변에서 나돌기 시작한 ‘장 회장의 협회장직 지속 불투명’설도 결국 거의 매일 이어지는 회장의 ‘공식행사 참석’이란 업무 과부하와 연계돼 있다.
장 회장도 “취임 초기 협회운영에 20%, 회사경영에 80% 정도를 투자할 생각이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가 된 셈”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이때문에 벤처협회 일부 회원간에는 “과연 장 회장이 올해도 그 희생을 감내하면서 회장직을 지속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과 “부회장인 변대규 휴맥스 사장이나 김형순 로커스 사장이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변대규 회장은 지난해 12월 2년 임기의 벤처리더스 포럼 회장직을 맡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게다가 변 사장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급팽창한 회사 사업에 대한 업무분담 방향이나 벤처협회 일에 대한 의중을 주변에 잘 밝히지 않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주변에서 성공한 벤처이자 글로벌벤처의 모델격인 변 사장이 벤처협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다른 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김형순 로커스 사장의 경우도 한민족 글로벌네크워크(INKE) 회장으로서 매년 열리는 전세계 벤처인 관련행사를 치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은 올해 INKE 회장으로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벤처의 모임인 KIN(Korean IT Network)과의 협력 등 새 업무에도 나서야 한다. 때문에 그로서도 글로벌기업인으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대외적 활동과 벤처기업인 안팎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감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그는 공식적으로 1년이나 임기가 남아있는 장 회장에 대한 임기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장 회장은 “올해 벤처협회장 임기를 지속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부회장단과 함께 상의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확고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벤처협회 유용호 국장은 당초 협회운영체제를 논의키로 했던 임원진 워크숍에서도 최근의 벤처인에 대한 윤리문제만이 집중 논의됐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지난해말 이후 벤처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장흥순벤처협회장 체제 지속여부는 최근의 벤처인 윤리문제 등이 일단 매듭지어져야 윤곽을 드러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