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통산업의 대기업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인 ‘전자무역’에 선도적으로 나선다.
현대, 삼성, 동원 등 해외 수출입 비중이 큰 대기업들은 현지 물류·금융업체들과 연계, 오프라인 방식의 수출입신고나 서류처리 없이 각종 통관업무와 신용장·선하증권 결제를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전자무역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한일간 전자무역연계 시범사업에서 국내 거래주체로 나서 상반기 중 일본의 신일본제철로부터 자동차용 철제품 수입에 전자무역을 처음 적용한다. 전자결제를 지원하는 양국의 금융기관은 외환은행과 일본의 도쿄미쓰비시은행. 원자재 수입물류를 담당하는 기업은 국내 해운사인 신성해운이다.
전자무역 실현도구로는 글로벌 전자인증서비스인 아이덴트러스(http://www.identrus.com)와 전자 신용장·선하증권서비스인 볼레로(http://www.bolero.net)의 인증·결제서비스가 활용된다. 이 프로젝트는 비록 실험적이지만, 성사된다면 전자무역을 통한 실거래로는 첫 사례로 향후 그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통한 자동차 e마켓인 바츠닷컴(http://www.vaatz.com)을 연계함으로써 국내 기업이 구매자로서 이번 실험을 주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원·사조 등 국내 대형 수산업체들은 또 올 1분기 중 개통될 북유럽 수산 e마켓인 ‘피시마켓’에도 전자무역 방식으로 참여해 연내 실거래를 시도할 예정이다. 피시마켓은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 노르딕 3국의 1000여개 수산물 거래업체가 참여할 글로벌 e마켓으로 국내 업체의 경우 이를 통해 유럽지역의 직수출을 추진중이다.
금융 파트너로는 외환은행이 참가, 국제결제망(SWIFT)의 인터넷 결제솔루션인 ‘e페이먼트플러스’를 적용해 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업계와 산업자원부, 외환은행은 최근 현지에 실무자들을 파견해 피시마켓의 참여방안을 적극 타진중이다.
수출입 당사자간 거래는 아니지만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해외 사업장과의 송금거래에 전자자금이체(EFT) 방식을 시범 도입키로 했다. 한빛·외환은행이 공동 참가하는 삼성전자 프로젝트에는 볼레로의 전자문서(EDI)서비스와 결제서비스(SURF)가 동원된다. 외환은행 백성기 부장은 “전자무역은 무역관련 물류·결제업무를 온라인으로 개선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전통 제조업과 금융권, 물류업체들의 주도적인 역할은 변함없다”면서 “올해는 전자무역 실거래 창출을 위한 다각적인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