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로 살펴본 새해 e비즈 청사진>(13)기계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소속 회원사 700여개 중 종업원 수 50인 이하 기업은 98%에 이른다. 종업원 50인 이상, 연매출 300억∼400억원 정도면 중상위 기업에 속할 정도. 이같은 현실은 국내 기계산업에 속하는 2만5000여개 기업으로 확대하면 비율만큼 수는 더 커진다.

 여기에 기계업종이라고 하지만 하위분류로 내려가는 소업종은 40여개가 넘는다. 산자부의 B2B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종합기계(두산중공업)를 비롯해 엔진부품(HSD엔지·STX)·농업기계(국제종합기계)·철강설비(대현테크)·유압(득인기공)·섬유기계(대원기계공업)·화학장치(하도)·기계요소(천우정공) 등으로 제 각기다. 이들 중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참여기업 9개사 중 매출액이 100억원이 넘는 기업은 단 3개사고 나머지는 100억원 미만이다.

 이같은 산업 현실은 기계업종의 정보화나 e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업체가 영세하다보니 전산실을 갖추고 있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인데 전통산업의 e트랜스포메이션이나 기업간 협업을 논의한다는 게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상황이라고 해서 이 분야 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계 특성상 산업의 전후방으로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고, 완제품 기계부터 그 기계에 들어가는 부품까지 수직계열화 돼있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관리(SCM) 기반의 협업 추진 가능성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자부 B2B시범사업 협업분야에 첫 지원대상자로 꼽힌 대우통신과 44개 부품업체들이 기계업종으로 신청한 것이 그 예다.

 ◇엔진부품사들의 e세일=기계업종의 e비즈니스 중 대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은 선박이나 수송기계의 엔진과 부품을 생산하는 STX·HSD엔진·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문 등이다. 이들은 기계업종 내에서도 상위기업으로 주로 부품의 온라인 조달과 판매사이트 개설로 나타나고 있다.

 동종업종 내에서 처음으로 독립 e마켓 형태의 사업부문을 분사, 엔진엠닷컴을 설립한 STX는 올해 본격적인 해외판매를 위해 영문버전의 사이트를 만들고 있다. 또 150개 협력사와 통합배송을 위해 사내 벤처 ‘엔츠(ents)’ 사업부를 설립, 3분기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HSD엔진도 사설 e마켓을 가동, 제품판매와 애프터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있다.

 ◇업무절차 혁신(PI) 노력도=지난해 연말 한국중공업에서 간판을 바꿔단 두산중공업은 변화관리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수익성 증대를 위한 방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비롯해 구매개선 및 설계개선, 사업관리, 성과관리, 재무·관리 회계 개선 등 다섯가지 핵심 프로그램을 설정·추진중에 있다.

 대우종합기계도 지난 연말 경영혁신팀을 중심으로 업무혁신 계획을 수립했다. 대우종합기계는 협력사와 설계도면 공유를 위한 3차원형상시스템을 개발하고 자체 개발한 ERP시스템을 패키지로 교체하는 등 사내시스템을 e비즈니스 환경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생산하고 있는 기계제품 자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도 적극 추진중이다. 또 VAN 기반의 조달업무를 인터넷기반으로 바꾸는 등 구매기획 전반을 조정하고 있다.

 

 <표> 기계업종 주요 기업의 e비즈니스 계획

 기업명 사업계획

 두산중공업 PI(변화관리)추진·MRO 아웃소싱

 HSD엔진 부품판매사이트 개설

 STX 엔진엠닷컴에 세일즈기능 첨가·통합배송

 대우종합기계 경영혁신·ERP패키지 도입·생산기계디지털화

 대현테크 전산실 재조직·네트워크 및 PC환경 개선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