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만 해도 장재식 장관이 유임될 것으로 점쳤던 산업자원부에서는 29일 신국환 전임 장관이 10개월 만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외’라는 반응이다. 신 장관은 상공부와 통상산업부, 산자부 등으로 이어지는 산자부 역사상 처음으로 직전 장관이 다시 장관으로 복귀해 ‘재수’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산자부는 한편으로는 4대 신산업정책과 e비즈니스 정책을 당차게 밀어붙이다 갑자기 퇴임했던 신 장관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번에 못다한 일을 마무리지으라고 다시 보내신 것 같다”면서 “부 업무에 정통한데다 보스기질과 추진력이 있어 산자부를 잘 이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신 장관은 개각 발표 직후 29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e비즈니스 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겠다며 통보해오는 등 e비즈니스분야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산자부는 신 장관이 지난해 11월부터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특위 위원장을 맡아왔기 때문에 취임 이후 하이닉스 구조조정작업에 각별한 신경을 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2000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8개월 남짓의 장관 재직기간중에 추진한 바 있는 전력과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신 장관의 복귀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학기술부는 채 이사장이 신임 장관으로 결정된 데 대해 ‘현장 사정에 밝고 존경받는 과학기술계 원로가 과학기술 정책 책임을 맡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과학기술계의 많은 현안을 해결한 김영환 전임 장관이 경질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잔여임기가 채 1년이 안되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신임 장관도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선 연구기관에서 행정경험을 쌓으며 과학기술계에서 명망을 얻은 만큼 전문가의 시각에서 과학기술기본계획 등 장기 과학기술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반적이다.
과기부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정책의 큰 틀이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행정경험은 물론 각계 지인이 많아 타 부처와의 업무조정도 큰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덕연구단지 내 출연연들은 과학기술 전문가가 과학기술부 장관이 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개각 발표 직전까지 경질과 유임이 엇갈렸던 정보통신부는 양승택 장관의 유임이 최종 확정되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개각 발표 직전 이상철 KT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자 정통부 내에서는 이 사장과 정통부 주요 간부들과의 관계설정 문제가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유임으로 발표되자 정상을 되찾기도.
청와대에서 막판까지 선임 여부를 놓고 고민했던 이상철 KT 사장과 관련해서는 이 사장 본인이 KT의 민영화라는 중책수행을 위해 장관 임명을 고사했다는 후문도 전해져 주목을 끌기도 했다.
양승택 장관의 유임에 대해 정통부 직원들은 “통신시장의 유효경쟁체제 확립 및 IT산업 세계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번 장관의 유임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촌평.
양 장관의 유임과 관련해서는 업계의 반응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효경쟁체제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 등 후발사업자들은 양승택 장관의 유임을 크게 반긴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장관 영전을 예상했던 KT 직원들은 “KT 민영화라는 중차대한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짧게 한마디.
○…문화관광부와 산하 기관들은 남궁진 장관이 유임되자 예상했던 일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당초 문화부 내부에서는 남궁 장관이 취임한 지 5개월여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그동안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정치력으로 문화관광 행정을 무난히 이끌어 왔으며 이미 민주당의 당적을 버린 이상 교체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동교동 가신 출신인 남궁 장관이 ‘정치색 배제’라는 의외의 폭탄을 맞아 교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유임이 확정되자 그동안의 정책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청은 한준호 전 중기청장이 중소기업특별위원장에 발탁되자 이 분야에 적임자라며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전 중기청장이 지난 2년간 중기청에서 중소·벤처 정책을 진두지휘해 온 데다 행정조정 능력이 탁월해 부처별 중소기업정책 관련 조정 역할을 해야 할 중기특위의 성격상 가장 잘 조율해 나갈 인사라는 것이 중기청의 시각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매사에 합리적이고 판단력이 빠른데다 조정능력이 탁월해 중기특위를 제대로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벤처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사인 만큼 향후 청 입장에서도 정책입안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번 개각과 관련, “민생안정을 기하고 국정을 쇄신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반응과 함께 “새 내각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국가발전의 초석인 만큼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기업하고자 하는 의욕을 진작시키는 경영환경 조성에 모든 역량을 모아 경제 살리기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번 개각은 정부의 경제회복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인사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새로 결성되는 내각은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구심점으로 투명한 정책운용을 통한 시장의 신뢰성 확보와 함께 구조조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우리 경제가 안정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줄 것”을 당부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