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에만 주력해왔던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이 새해들어 국내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LG전자·휴맥스·현대디지탈테크·글로벌테크 등 주요 셋톱박스 업체들은 국내 최대의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사업 본격화와 기존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의 디지털화 움직임으로 국내시장이 본격 개화될 조짐을 보이자 수출에만 주력해왔던 기존 방침을 변경, 국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그동안 위성방송 수신기와 지상파 수신기의 경우 디지털 미디어 네트워크 총괄 산하의 DTV 사업부와 디지털비디오 사업부에서 함께 진행해왔으나 일관되고 효율적인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DTV 사업부의 셋톱박스 관련 인력을 디지털비디오 사업부로 이동시켰다.
또 팀 이름도 홈네트워크시스템팀에서 홈플랫폼시스템팀으로 변경하는 한편 컨텐츠 및 방송솔루션 업체와의 협조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전략영업기획팀을 별도로 구축할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그동안 디지털 지상파 수신기 판매에만 전념해왔으나 앞으로 국내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 시장에도 적극 진출키로 하고 국내시장에 맞는 신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계획 아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그동안 수출에만 전념해왔으나 최근들어 국내영업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과거 가정용 노래반주기 사업 때 관계를 맺어온 국내 유통업체와의 관계 재정립에 나서는 한편 국내영업조직의 인원확충 및 사업부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디지탈테크(대표 정규철)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경제형 수신기 최대 공급업체라는 이점을 살려 앞으로 케이블과 지상파 수신기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영업 인력을 현재의 3명에서 6명 정도로 늘리고 자사의 DVD플레이어와 가라오케 등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한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글로벌테크(대표 차희규)는 안양·과천·의왕·군포 지역의 위성방송수신기 판매 및 설치업체와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차량용 위성방송 수신기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공청용(SMATV) 수신기 공급업체로도 선정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영업 인력을 20여명으로 늘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셋톱박스 자체의 내수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 제품이 홈네크워크 시대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시장성이 큰 품목”이라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를 보고 국내시장에도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