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제 주인네트 사장
2002년에 주목할 만한 인터넷 기술로는 4가지를 뽑을 수 있다. 전송기술 측면에서는 광네트워킹의 발전과 무선 랜(WLAN)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인터넷AV(오디오/비디오) 서비스와 VoIP 서비스의 진전을 뽑을 수 있다.
먼저 광네트워킹기술의 발전을 보자.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팅파워의 증가가 18개월에 2배씩 3년에 4배의 발전을 한다. 하지만 광네트워킹의 발달에 따른 대역폭은 3년에 32∼100배의 증가를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더넷의 발달과 파장분할기술(WDM)에 의한 채널수의 증가 때문이다. 2002년에는 10 이더넷이 표준화됨에 따라 비약적인 성장을 할 것이다. WDM은 매년 2배의 파장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그 사용 역시 크게 늘 전망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광네트워킹을 일반 가입자에게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는 기업에 광케이블을 이용해 100M에서 1G까지의 저렴한 주문형 대역폭서비스가 증대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가정가입자에 대해 100Mbps FTTH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FTTH의 설치 비용이 케이블TV망 등과 유사한 정도로 떨어졌다고 한다.
또 다른 주요 변화는 WLAN의 이륙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일본 등지에서는 WLAN 장비에 대해 올해를 본격적인 영업의 해로 보고 있다. 기업에서는 WLAN의 채택이 늘어날 것이다. 또 ISP들도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WLAN 설치를 확대할 것이다. 이 WLAN은 이동전화사업자의 3G PCS기술과 경쟁할 예정이다. 인터넷 AV는 웹캐스팅·인터랙티브 TV·VOD 등의 서비스를 포괄하는 분야로, 게임과 성인분야에 이어 최대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할 수 있다. 미국 프라이머리리서치사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에서 전체 응용의 약 7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정보통신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2000년의 460억달러에서 2003년 3000억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P2P서비스의 발전으로 무료 AV가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으며 CP와 영화사, 음반사들은 이러한 기술을 매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더 이상 인터넷 AV 서비스를 미룰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 올해에는 CP들이 주도하는 AV 서비스들이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ISP들의 제어 아래 있지 않은 AV가 늘어나는 것은 ISP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해 ISP 역시 AV 서비스를 위한 망 고도화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초고속 인터넷을 일거에 확산시키기 위해 인터넷 AV를 주요 응용분야로 선정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에서의 고화질 인터넷 멀티캐스팅 방송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인터넷 AV 기술 및 서비스를 이끄는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들어 두드러지는 경향 중의 하나가 VoIP 시장의 확대다. 다만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는 기존 전화의 품질이 워낙 좋고 가격이 저렴해 VoIP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등장하고 있으나 동남아를 비롯한 타지역에서는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
이상의 인터넷 기술들은 초고속 인터넷망을 고도화해 결국 새로운 응용분야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다가올 차세대 인터넷에서는 한국이 핵심기술을 소유하고 다양한 응용분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리=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