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정보통신·생명공학·신물질 등을 통한 과학적 혁신이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왕립과학한림원.
영국은 17세기 아이작 뉴턴의 중력이론 발견에서 20세기 알레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명에 이르기까지 수세기에 걸쳐 현대문명의 중추인 과학기술 분야에서 수많은 발견과 발명을 이룩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은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세계 투자비의 4.5% 수준이나 미국 다음으로 많은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세계 주요 과학기술논문 발표 건수의 8% 이상, 논문 인용 건수의 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영국 정부의 과학기술 조직은 지난 92년 수석과학고문이 총괄하는 과학기술청이 설치되면서 이뤄졌다. 과학기술청은 정부 전체의 과학기술정책, 국제 활동의 조정·촉진, 과학기술 기반의 유지·강화, 첨단분야의 기술력 향상, 산업 경쟁력 개선을 위한 산·학간 기술이전 촉진, 과학기술 분야의 인력양성 등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 수행을 책임지고 있는 연구협의회의 총괄과 왕립과학한림원(Royal Society) 등에 대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과학기술 지원은 70년대까지 응용연구 중심의 단순지원 형태였으나 80년대 이후 과학·경제와의 연계를 강조하면서 대학 등 연구기반과 산업계의 협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97년에는 과학기술 자문에 대한 정부 지침을 제정, 과학기술 관련 부처에서 주요 정책 결정 시 과학기술 자문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수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1세기에도 정보통신·생명공학·신물질 등에서의 과학적 혁신으로부터 인류의 삶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 역량 및 기반 유지, 대학 등의 연구결과 상용화 촉진 및 기술집약적 기업의 활성화, 산·학의 상호협력을 통한 기술이전 촉진을 과학기술정책의 3대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3개 축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이 미래예측사업·대학연구기반구축사업·산학연구개발사업 등 주요 과학기술 프로그램이다.
지난 94년 출범한 미래예측사업은 과학기술 개발을 통한 부의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획사업으로 정부·산업계·학계 인사가 공동참여하는 사업이다. 미래기술 및 시장을 예측하고 과학기술의 새로운 역량과 이에 대한 수요 및 우선순위를 확인해 산·학·연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직이 미래에 도전하고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 및 자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대학연구기반구축사업은 대학의 연구활동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98년 출범한 후 7억5000만파운드가 투입됐으며, 오는 2004년까지 추가로 총 10억파운드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이 사업은 대학 연구시설의 현대화, 건물 신축 및 개조, 최신 연구개발 장비 도입 등을 위한 재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산학연구개발사업은 경쟁 전 단계의 연구에서 대학 등 연구기반과 기업의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지난 86년 출범됐다. 미래예측사업에 의해 우선순위가 결정된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어 기술예측 결과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집행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2000년까지 총 6억파운드를 투입해 총 1300여개 과제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영국 전체 연구개발투자의 정부대 민간 부담률을 보면 49%는 기업에서, 36%는 정부에서 부담하고 있다. 정부 부담률은 94년 이후 계속 감소추세고 상대적으로 민간부문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연구개발비의 사용은 기업 65%, 대학 20%, 연구기관 14% 순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연구개발 예산 확대 의지가 강하다. 지난 99년에는 향후 3년간 200억파운드 이상을 투자하고, 2000년에는 향후 3년간 과학기술청이 주관하는 과학 예산을 연 5.4%로 확대하겠다고 각각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비는 GDP 대비 1.2%로, 상위 10개 기업의 투자가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대기업이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의 성격을 보면 총투자의 60%가 응용연구부문이어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 부문 중 제약·항공우주·전기기계·교통장비 및 국방부문이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기업 연구개발의 유형을 보면 화학·의약·식품·가스 등 화학기반산업이 전산업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전기전자·우주항공·자동차·엔지니어링 등 물리기반산업은 39% 수준으로 다른 선진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이환 주영과학관 lee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