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초고속인터넷망을 설계할 때 그것은 정보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산업인프라를 위한 것이었다. 마치 1960년대에 공업사회를 위하여 고속도로를 설치하였던 것과 같다. 고속도로는 원래의 계획대로 공업사회를 이루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그것은 우리가 고속도로를 그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초고속인터넷망 활용도는 어떠한가.
게임, 채팅, 인터넷 방송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이 전체 인터넷 서비스 이용의 80%가 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가 인터넷 저변 확대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물적 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대외 경쟁력을 가지려면 초고속인터넷망은 지금처럼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그것은 절대적으로 산업 인프라를 위하여 충분히 활용돼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 초고속인터넷망 기술 및 구축 측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 접속점을 제공하기 위한 유무선 인터넷 접속 기술의 통합과 더불어 고속의 백본망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이제는 보다 건설적인 산업인프라로 활용해야 할 때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IT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터넷 서비스의 한 예로 전자상거래를 들 수 있다. 2001년 각 거래 주체별 전자상거래 규모를 보면 기업간(B2B) 전자상거래가 24조2420억원(91.4%), 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가 5880억원(2.2%), 기업·정부간(B2G) 전자상거래가 1조7050억원(6.4%)을 차지하였다. 이는 전체 인터넷 이용률 측면에서는 아직은 초보적인 10% 정도지만 B2B 전자상거래 규모가 다른 전자상거래 규모에 비해 크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IT 기술이 우리의 산업 인프라로 점점 더 크게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다.
이제 우리의 우수한 IT 기술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소비성 서비스 이용을 위해 활용되기보다는 전자상거래와 같은 모든 사업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인프라로 자리매김해 나아가야 하고 그럴 때 우리는 어느 선진국 못지않은 IT 기술 기반 산업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조영현 KT통신망연구소장 yhcho@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