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이르면 다음주 협상을 재개한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돼도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확인됐고 이를 뒷받침하는 해외 전문기관의 분석 보고서도 잇따르고 있어 35억∼40억달러에도 못미치는 헐값 매각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30일 채권단 및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특별위원회에 따르면 31일 제5차 구조특위 회의를 개최해 마이크론과의 4차 협상에 대한 입장을 최종 정리하고 내주중 마이크론과 5차 협상에 착수,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서도 협상이 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마이크론이 애초 협상을 원한 만큼 결렬 가능성은 미약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지난 4차 협상이 양측의 가격차로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고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제기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신국환 신임 산업자원부 장관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이 깨진 것은 아니며 계속 협의를 진행중”이라며 “서로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경영권 매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협력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장관은 “협상이 깨져도 D램 가격이 받쳐줄 경우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128MD램 기준으로 개당 가격이 3.5달러가 되면 독자생존이 가능하고 4∼5달러가 될 경우 자력갱생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신 장관의 발언은 하이닉스를 헐값에 팔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 관계자 역시 이날 “이미 대규모 출자전환과 부채탕감을 결의한 상황인 만큼 D램 가격이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독자생존론을 충분히 검토가능한 안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1일까지 마이크론의 반응을 지켜본 뒤 채권단의 방침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35억∼40억달러를 매각 가격의 마지노선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권단은 또 향후 독자생존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신규투자비용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도 하이닉스가 독자생존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고 크레디리요네증권(CLSA)도 지난 29일 양사간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D램 시장에 결정적인 악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며 하이닉스는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안을 타개책으로 들고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