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랭귀지 이후에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정보전달 방식인 펜입력이 IT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오랜 기간이 흘렀지만 펜입력만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전달 도구가 없다는 반증이지요.”
디오텍(대표 도정인 http://www.diotek.co.kr)은 국내 필기인식 시장에서 9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인 필기인식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업체다.
펜입력이 보편화된 개인휴대단말기(PDA)의 경우 운용체계로는 팜,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 제이텔의 셀빅, 그리고 리눅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경합하고 있지만 필기인식 소프트웨어로는 디오텍의 필기인식 소프트웨어인 ‘디오텍’이 독주하고 있다. 디오텍의 도정인 사장은 지난 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최근까지 13여년간 필기인식 기술에만 매달려온 국내 필기인식 분야의 대부로 꼽힌다.
도 사장은 “필기인식 기술의 우월여부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필체를 얼마나 정확히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인식 엔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필기체 DB를 수집했는지가 더욱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디오텍은 최근 인터넷 기능을 구비한 LG전자의 최고급 냉장고인 디오스에도 필기인식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 가정 주부들이 보다 쉽게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키보드보다는 필기입력 방식이 적합하다는 LG전자의 판단 때문이었다. 도 사장은 “현재는 주로 PDA에 필기인식 기술이 접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태블릿 PC, 터치패널, 키오스크 등 다양한 제품으로 파급될 것”이라며 “IT제품도 사용자 편의성이 더욱 강조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디오텍은 최근 필기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잉크’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했다. 디지털잉크는 마치 편지지에 쓴 글이나 그림이 상대방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잉크 기술을 이용하면 PDA사용자는 PDA상에서 작성한 그림이나 자신의 글을 상대방의 PC나 PDA, 그리고 이동전화단말기로 보낼 수 있다. 또 상대방이 인터넷에 접속돼 있을 경우에는 마치 옆에서 작성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순서대로 글이나 그림을 받을 수 있게 돼 더욱 정감넘치는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오텍의 디지털잉크 기술은 SK텔레콤의 유무선 포털인 네이트에 처음 적용됐으며 네이트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도 사장은 “키보드를 이용하는 채팅에 비해 디지털 잉크로 하는 채팅은 상대방의 필기체와 그림 등을 그대로 재현, 디지털 기기에도 따뜻함을 주게될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비트맵 데이터를 최대 30배로 압축해 보내기 때문에 요금부담도 덜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디오텍은 올해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필기방식이 나라마다 독특해 필기인식업체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지만 디오텍은 오래 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유럽어, 히브리어, 중국어, 일본어 버전의 필기인식 기술도 개발했다.
도 사장은 “이미 유럽의 한 업체에 테스트용을 공급했다”며 “새로 진출한 디지털잉크사업과 기존 필기인식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어 올해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난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