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D램 시대에 대비하라.’
최근 D램 중심의 메모리 시장 구조에 변화의 조짐이 보임에 따라 D램 이후 차기 주력제품 발굴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다음주 ‘LG주간경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플래시 메모리를 비롯해 F램과 M램 등이 유력한 차세대 메모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흔들리는 D램의 지위=연구원 측에 따르면 70년대 초고밀도집적회로(VLSI) 발명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주력제품 자리를 내놓지 않던 D램은 불휘발성 메모리인 플래시 메모리의 시장 확대가 두드러지면서 그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 99년까지 전세계 메모리 시장의 65∼70%를 차지하며 주력제품 자리를 지켜온 D램은 2000년 이후 플래시 메모리의 맹추격 속에 점차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한해 D램 시장은 전년 대비 57%나 성장이 감소한 반면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13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2000년에 이어 반도체 경기가 극심한 불황에 빠진 지난해에도 6.6%의 소폭 하락에 그쳤다. 그 결과 지난해 메모리 시장에서 D램과 플래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5%와 42%로 대등한 수준에 이르게 됐다. 표참조
최근 디지털화가 가속이 붙자 플래시 메모리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인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휘발성 메모리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D램은 모바일 기기 등 별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장착할 수 없는 각종 첨단 디지털제품에 장착이 어렵다. 회로선폭 미세화 등 반도체 제조공정기술의 발전이 한계에 봉착한 점 역시 신기술·신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의 출현을 재촉하고 있다.
◇차세대 유력 메모리=강유전체 메모리 반도체(F램)는 강유전체(Ferro electric)라는 소재를 사용, 전원 없이도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는 불휘발성 메모리다. 따라서 D램과 동일한 구조와 동작원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긴 동작수명을 지니고 있어 이들을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다.
자기 메모리 반도체(M램)는 자기(Magnetic) 저항효과를 이용한 불휘발성 메모리로 S램과 동등한 속도로 읽기와 쓰기 기능을 하며, D램 수준의 고집적도를 실현한다. 따라서 M램 역시 F램과 더불어 향후 모든 메모리 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메모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경제연구원 배수한 연구원은 “현재 F램·M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의 주체는 램트론사 등 기존 메모리 시장에서 마이너그룹에 속하는 업체로 이들 제품의 주력상품화에는 마케팅 등 시장경쟁의 돌발변수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4∼5년 세계 메모리 시장은 D램과 플래시 메모리가 계속 중심구도를 이뤄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형성은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배 연구원의 분석이다.
하지만 포스트 D램 시대에 대한 준비는 지금이 적기며 이를 위해 나노기술 등 취약분야의 연구에 산·학·연의 유기적 협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