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기업들이 대거 탈락, 벤처캐피털업체들의 투자회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코스닥위원회가 앞으로 등록심사를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회수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31일 코스닥위원회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17개 기업이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이중 8개 기업만 심사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코스닥 심사 승인율이 지난 99년 88.4%, 2000년 82.2%, 2001년 81.7% 등 매년 80% 이상을 차지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50% 이하의 승인율은 투자회수의 90% 이상을 코스닥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벤처캐피털들에는 심각한 타격을 안겨줄 전망이다.
이번 등록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11개 IT업체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들만 26개사에 달하고 있다. 또 벤처캐피털 투자의 60∼70%가 IT 분야에 집중돼 있어 등록심사 강화안이 확정되는 오는 4월 이후 벤처캐피털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오는 4월 발표예정인 코스닥 등록예비 강화안 발표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류(3개월)와 기각(6개월) 판정을 받은 기업들은 등록심사 강화안 발표 이후에나 등록심사를 다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진공에서 운영하는 국민벤처펀드 2호를 비롯한 2개사에서 투자한 에펙스디지탈, 드림디스커버리창투에서 투자한 씨피에스테크놀러지의 경우 기각 판정을 받아 하반기에나 등록심사청구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 보류 판정을 받은 한국반도체소재, 에이스하이텍, 씨씨알, 이오정보통신, 정명텔레콤, 옵토웨이퍼테크도 4월 이후에나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퇴출은 강력히 추진하지 않으면서 진입장벽만 높인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도 “벤처캐피털들은 강화안이 발표되기 전에 등록심사를 받기 위해 등록심사 신청을 앞당겼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