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닷컴>오텔리니

 ‘인텔의 깜짝쇼.’ 세계최대 반도체업체인 미국 인텔이 지난달 21일 공석 중이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에 폴 오텔리니(51)를 전격 임명, 인텔 내부를 술렁이게 했다.

 현 최고경영자(CEO)인 크레이그 배럿(62)이 지난 98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사장 자리를 아무런 예고없이 인텔은 이날 ‘기습적’으로 채운 것. 28년간 인텔에 근무한 베테랑인 오텔리니는 인텔의 경영진 중 최초의 비이공계 출신이라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때문에 인텔의 사업전략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지만 인텔과 시장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배럿이 생산과 기술 분야를 챙기고 오텔리니가 판매와 마케팅을 맡는 ‘환상의 2인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텔리니 사장은 90년에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제품 그룹을 총괄, 펜티엄 프로세서 출시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는데 주변에서는 그에 대해 ‘상냥하고 온화한 타입’이라고 평하고 있다. 문과 출신답지 않게 반도체 기술에도 해박한 그는 이와 함께 반도체 사업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텔 안팎에서는 그에 대해 차기 CEO는 떼논 당상이라고 수군대고 있다. 탁월한 경영능력을 가진 그이지만 세계최대 반도체 거인 인텔이 올해 넘어야 할 산이 결코 만만치 않아 그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최대 수익원인 PC시장이 1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하면서 인텔도 덩달아 매출·수익면에서 이전의 호시절과 달리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점점 거세지는 경쟁업체 AMD의 예봉을 어떻게 막아 낼지도 그의 숙제다.

 72년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받은 오텔리니 사장은 2년 후인 74년 캘리포니아대에서 MBA과정을 이수하고 바로 그해에 인텔에 입사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