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효율적인 중기·벤처기업 지원정책은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직접 방식보다 인프라 구축 등 벤처기업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시장여건 조성에 중점을 두고 이뤄져야 합니다.”

 한바탕 중기벤처 비리의 바람이 지나간 후 만난 중소기업인의 대부 김영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62)이 풀어낸 중기·벤처에 대한 해결책과 방향은 뜻밖에도 단순했다.

 이달로 기협중앙회장 취임 1년을 맞는 그는 “최근 일련의 흐름을 보면 문제점만 집어내 시정해야 하는데 전체가 과장되게 표현되면서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금융기관·벤처캐피털 등 민간기관의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시스템과 정부기관·금융당국을 연계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코스닥 문턱을 낮추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부적당한 기업을 퇴출시키는 시스템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이 전통적 사업을 아날로그 방식 경영에 의존해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자산업계 원로인 김 회장의 지론이다.

 전장업체인 케드콤과 한국전원의 경영자이기도 한 김 회장은 “정보화 네트워킹을 통해 중소기업도 원스톱서비스를 하면서 판로확대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보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KOTRA, 중기청, 중기협 등이 각각 중소기업인들을 위해 구축해 놓고 있는 네트워크를 연계시켜 원스톱서비스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이러한 원스톱서비스를 통한 중소기업들에 더욱 효율적으로 영업력 보완과 판로개척을 할 수 있도록 신경써 나갈 생각”이라고 주저없이 밝힌다.

 그는 올해 이러한 생각을 실현해 나가도록 할 생각이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중소기업 정보화다. 협회가 중소기업정보화 촉진을 위한 홈페이지 무료 구축사업에도 나서고 있는 이유다.

 “협회는 올해에도 산업자원부에서 실행하고 있는 3만개 기업 IT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미 출판조합·음반조합·물류조합 등을 통해 이 부문에 대한 부분적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물로센터 구축을 통한 e비즈니스 강화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2년간의 잔여임기 동안 그는 중소기업의 네트워크화에 신경쓰면서 함께 구축된 물류센터를 이용한 중소기업의 판매확대를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중소기업의 품목별 네트워킹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몰라서 판로를 못찾는 기업이 더 이상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를 확대해 나가면 자연히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중소기업 임직원의 정보화 전략 수립 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 및 컨설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는다.

 올해 협회 차원의 중소기업 정보화로 꼽히는 주요사업만 해도 적지 않다. 협회는 산하 5개 조합을 선정해 B2B 및 포털시스템 개발, 조합사 DB구축 및 이의 활용능력을 함양하는 사업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정통부 중기청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e비즈니스모델 개발 및 시범사업도 빠지지 않는다.

 단체수의계약제도가 기술경쟁력이 중시되고 있는 경제상황에서 적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 김 회장은 “기술력 부족으로 요구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업을 단체수의계약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적정 생산능력을 갖추고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일정기간 지원하는 보육센터 기능을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소리없이 아날로그 기업의 디지털화를 실행하고 있는 그는 “올해안에 개발되는 협동조합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모델을 통해 향후 이를 전체 협동조합의 전자상거래 구축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란 말로 280만 중소기업의 정보화 의지를 밝힌다.

 김 회장은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정보화에 뒤처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생존해법을 ‘정보화’로 제시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