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일본 D램 반도체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들의 한국과 대만에 대한 특허 공세가 거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마쓰시타는 삼성전자 본사와 미국 법인을 상대로 D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샤프는 대만의 중화영관(CPT)이 자사의 LCD 특허를 침해했다며 지난달 24일 도쿄법원에 소송을 냈다.
마쓰시타와 샤프는 D램과 대화면 TFT LCD 사업을 각각 포기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이같은 특허 압력은 이례적인 것으로 풀이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D램과 TFT LCD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위기인 일본 업체가 로열티 수입이라도 얻기 위해 특허를 무기로 삼고 있다”면서 “대만 업체와는 달리 국내 업체는 패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나 일본 업체의 공세가 예년에 비해 적극적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추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선행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마쓰시타의 특허침해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나 자타공인 세계 일류인 D램 기술에서 특허침해 주장이 나온 데 대해 불쾌해했다. 또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한 마당에 마쓰시타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역제소를 포함한 강력한 대응으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방침이다.
샤프로부터 피소당한 대만의 CPT는 일본시장 비중이 4% 이내로 낮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나 로열티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가격상승과 수요증가로 판매가 활발한 상황에서 CPT는 특허 압력에서 조기에 벗어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지난 29일 샤프 관계자들을 초청,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샤프는 로열티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CPT에 대한 강력한 압박 공세를 펴는 한편 다른 대만 업체로 확대할 의도인 것으로 알려져 대만 업체들이 크게 긴장했다.
대만 업체들은 특히 지난해부터 일부 일본과 한국 업체들로부터 특허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샤프의 새로운 공세가 자칫 업계 전체를 ‘특허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 업체들은 이같은 특허 압력에 대응해 지난해 말 연구개발협의체를 결성한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하이디스 등 국내 TFT LCD 3사는 그동안 활발했던 일본 업체들의 특허 압력이 앞으로 대만 업체로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어 대만 업체들과는 대조적이다. 샤프·히타치·SEL 등 일본의 TFT LCD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국내 업체를 상대로 활발한 특허 공세를 폈으나 사실상 무위에 그친 상황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