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 협상이 ‘결렬’과 ‘극적 타결’의 양 극단에서 고비를 맞았다. 또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가 하이닉스와 제휴를 추진하고 나서 D램 업계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마이크론은 지난 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가진 애널리스트회의에서 하이닉스와의 협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계속 진행중(on going)”이라고 답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만을 확인했다.
당초 협상 상황을 밝힐 것으로 기대됐던 스티븐 애플턴 회장도 건강상 이유로 돌연 불참, 양사가 결과물 도출을 놓고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음을 내비쳤다.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 관계자도 “매각가격을 둘러싼 입장차가 좁혀져 ‘접점’을 찾았지만 아직 최종 합의를 볼 정도로 협상이 매듭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사는 전날 새벽까지 재정자문사를 중심으로 한 비공개 실무접촉을 통해 매각가격 범위를 근소한 차이로 접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매입대금으로 37억∼38억달러를, 하이닉스는 미국 유진공장 등의 부채를 새로 포함해 40억달러 후반대의 금액을 각각 수정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매각대금으로 내놓은 마이크론 주식의 기준일자를 놓고도 이견이나 이번주중 마이크론이 어떤 형태로든 수정안에 대한 답변을 보내 올 것으로 하이닉스측은 기대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이르면 이번주내 매각 가격과 지급 방식에 관한 원칙적 합의를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이나 결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울리히 슈마허 인피니온 회장은 지난 1일 저녁 긴급 방한해 2일 오전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과 만나 기술과 생산부문에서의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같은날 오후 출국했다.
양측은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슈마허 회장은 입국시 공항서 가진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마이크론·하이닉스와 함께 빅4가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을 모색해 왔으며 앞으로 반도체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협력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