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위성방송 예약 가입자를 모집하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대표 강현두)이 최근 ‘행복한 딜레마’에 빠졌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공격적인 전국 마케팅을 펼친 결과 예약가입자가 이달초 현재 33만명을 넘어섰으나 이들에게 지급할 수신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현대디지탈테크·휴맥스 등 수신기 공급업체 3사가 이달 말까지 공급키로 돼 있는 물량은 고작 5만대 정도. 이나마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업체가 생기면 물량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달 하순부터 예약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치에 들어간다고 해도 3개월 가량의 적체는 불가피하다는 게 스카이라이프 측의 설명이다.
스카이라이프 시스템구축단 관계자는 “한달에 설치할 수 있는 최대 수신기 물량은 15만대 정도”라며 “현재 모든 예약 가입자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은 5∼6월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위성방송이라는 뉴미디어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던 예약가입자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 사업진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예약 가입자들의 불만을 사전에 막기 위해 콜센터 등을 통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기다릴 수 없다’고 응답하는 경우 해약을 해주고 있다.
이밖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게 스카이라이프의 고민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예약가입자가 이탈하거나 가입을 보류할 것으로 보여 실가입자 비율은 50%에서 80%가 될 것으로 스카이라이프는 예상하고 있다.
또 6월 이후 표준형 수신기가 출시되면 초기에 경제형 수신기를 받은 시청자들이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받기 위해 표준형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구, 이 작업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방송계 일각에서 지금이라도 스카이라이프가 예약가입자 유치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본방송을 코앞에 둔 스카이라이프로서는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할 입장이어서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