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콘텐츠 포럼 세미나>게임 콘텐츠산업 비전 2002

전자신문이 주최하고 게임콘텐츠포럼(회장 김영만)이 주관하는 제6회 세미나가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320호실에서 열렸다. ‘게임 콘텐츠산업 비전 2002’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원장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성제환 원장이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먼저 서병문 진흥원장은 ‘2002 사업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게임, 애니메이션, 전자책, 캐릭터, 음반, 영상 등에 걸친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 방향과 올해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성제환 개발원장은 인력 양성과 해외 시장 개척에 초점을 둔 2002년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참석자의 의견을 들었다.

 이어 전자신문 문화산업부 모인 부장의 사회로 열린 자유토론에서는 주제 발표자와 함께 문화관광부 김재원 과장, 게임콘텐츠포럼 김영만 회장 등이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150여명에 이르는 참석자들은 진흥원과 개발원이 각각 문화콘텐츠산업과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놓치고 있는 점도 적지 않다며 개선책과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병역특례 확대, 비디오 콘솔 게임 시장의 활성화 방안, 게임과 중독증에 대한 인식 확산, 불법 복제 근절 등을 주문했으며 문화부와 기관 관계자들은 비판을 겸허이 수용해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패널:서병문(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

  성제환(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

  김영만(게임콘텐츠포럼 회장)

  김재원(문화관광부 게임음반과장)

사회:모인(전자신문 문화산업부장)

 ◇사회(모인 전자신문 문화산업부장)=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게임콘텐츠산업 비전 2002’입니다. 주제를 이같이 정한 것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하 개발원) 등 게임 관련 기관들의 올 사업계획을 살펴보고 업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제발표를 통해 소개된 두 기관의 올 사업 계획에 대한 문제점과 미비점 등을 기탄없이 지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소태환(엔텔리전트 이사)=모바일 게임개발사로서 겪고 있는 애로점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매달 2∼3개의 새로운 휴대폰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업체에서는개발하는 게임을 테스트하기 위해 40만∼50만원하는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온라인게임의 베타테스트와 같은 모바일게임의 베타테스트를 위한 지원 계획을 수립했으면 합니다.

 ◇성제환(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모바일 게임개발사로부터 동일한 건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현재 개발원에서는 업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테스트 실험실 구축을 준비중입니다. 먼저 LG텔레콤용으로 출시되는 휴대폰을 2월 중순까지 비치할 계획입니다. SK텔레콤과 KTF와도 협의중에 있으며 늦어도 3월까지는 들여올 방침입니다.

 ◇신종현(YBM 팀장)=국산 문화콘텐츠의 상당수가 부정확한 번역으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국산 게임물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서병문(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개발원에서 게임 번역을 위한 예산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흥원에서도 모든 문화콘텐츠의 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수출이 어느정도 진척된 콘텐츠에 대해서는 심사를 통해 폭넓게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민홍기(이소프넷 대표)=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줬으면 합니다. 그동안 게임 하면 비교육적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며 이것은 산업의 성장에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게임이 음악과 미술처럼 학교의 교과목으로 채택된다면 훨씬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적인 게임의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영만(게임콘텐츠포럼 회장·한빛소프트 대표)=맞습니다. 게임산업과 함께 교육산업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게임관련 기관들은 이를 인식하고 게임을 교육시장과 연계할 수 있도록 개발사와 공조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게임이 청소년의 심신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대되면 산업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김재원(문화관광부 과장)=소비자 중심의 지원책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 좋은 지적입니다. 사실 청소년들이 게임에 너무 몰입해 많은 문제점을 낳는다는 부정적인 측면만이 너무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임이 청소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육과 접목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사회=게임산업이 급신장하면서 부정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개발에만 너무 치우친 나머지 이미지 개선작업에는 너무 등한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윤영석(써니YNK 대표)=업체 대표로서 느낀 두가지 사항에 대해 건의하겠습니다. 먼저 병역특례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의 상당수는 20대 젊은이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핵심 인력들이 개발중에 군에 입대하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정부에서는 병역특례 인원을 증원할 계획은 없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비디오 콘솔 게임기 배급사의 정책에 대해서도 지적하겠습니다. 현재 SCEK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기를 배급할 예정인데 양사는 국내 개발사 가운데 일부만을 선별해 서드파티 계약을 통해 개발권을 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업체가 너무 고압적으로 행동해, 개발을 희망하는 업체들의 불만이 적지않은 실정입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과 같은 기관들이 두 업체와 접촉해 국내 개발사들이 좀더 용이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의향은 없으십니까.

 ◇김재원=병역특례와 관련한 업계의 요구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문화부는 지속적으로 병무청과 협의중에 있습니다.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전달해서 가능한 많은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성제환=비디오 콘솔 게임기 배급사들의 정책과 관련해서 국내 게임업체들의 불만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양사의 관계자들과 만나 그 문제에 대해 대화도 나눠봤습니다. 하지만 두 업체는 민간기업이고 자체 규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기관인 개발원이 중간에서 중재를 하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개선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임동근(우리텔레코뮤니케이션 대표)=온라인 카드게임 개발사로서 최근 일고 있는 사행성 논란에 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정부와 기관에서는 이들 게임의 양성화를 통해 좋은 놀이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영국에서는 포커가 올림피아 종목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게임의 종류도 10여가지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 돼 있습니다. 온라인 카드게임만큼 초보자들이 쉽게 인터넷을 접하도록 이끄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서병문=포커류 게임의 사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정부 탓만이 아니라고 봅니다. 업계에서도 온라인 포커 게임을 통해 사행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업계가 서로 힘을 합친다면 건전한 문화로 양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성제환=참고로 사행성과 함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게임중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개발원에서는 게임중독과 관련해서 전문가와 회의를 갖는 등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게임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원에서는 대안으로 게임 중독에 대해 게임별로 등급분류를 하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업계가 반대하고 있어 이 역시 도입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심경주(위자드소프트 대표)=지난 2년여간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몇가지 건의를 하겠습니다.

 그동안 개발원이 추진해온 정책을 볼 때 상당수가 불특정 다수를 위해 지원한 것들입니다. 이런 방식은 어느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별업체당 지원의 규모가 적어지고 또한 지원의 효과도 적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일례로 우수게임 사전제작지원을 통해 지원받은 자금은 전체 개발비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업체들과 공동개발을 한다든지 또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포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서병문=성공이 확실한 게임에 대한 지원의 경우 효과가 확실히 큽니다. 하지만 그런 업체는 정부나 기관이 나서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진흥원에서도 그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산을 나눠서 지원하는 것보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제환=참고로 우수게임사전지원제도의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한 지원한 금액은 총 7억원이었으며 이를 통해 업체들이 창출한 매출은 약 6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록 3개사의 경우 개발이 중단돼 자금이 회수중이지만 어느정도 효율적으로 활용됐다고 봅니다.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선택과 집중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모색하겠습니다. 아울러 지원 후 관리에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김영만=불법복제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현재 중고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도 불법복제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비하면 불법복제율이 높은 실정입니다. 게임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에 대한 계몽을 통해 이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콘텐츠식별자(DOI) 등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기술과 제도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지원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오늘 이 자리에서 제기된 양 기관의 올사업 계획과 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건의사항은 적극 반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과거에는 대표적인 모방범죄의 사례로 영화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게임산업이 그만큼 급성장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규모와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업계가 새롭게 다짐했으면 합니다. 바쁘신 와중에 자리를 같이 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제6회 게임콘텐츠포럼을 모두 마칩니다.

<정리=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