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콘텐츠 포럼 세미나>주제발제-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2002년 사업방향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원장

 세계 경제의 중심축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서비스업 위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문화산업이나 지식산업 등은 어느 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1세기는 문화대국이나 지식 경제강국이 세계경제를 좌우하게 된다는 말이다. 콘텐츠진흥원의 최종 목표는 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 문화콘텐츠산업은 게임, 음악, 영화 등을 중심으로 고도성장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 무대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자금력 부족, 마케팅 능력 취약, 전문인력 부족과 같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흥원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단기적인 전략뿐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도 세우고 있다. 우선 문화콘텐산업의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방침이다. 진흥원이 지난해 출범했지만 아직 중장기 계획이 완성된 상태는 아니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것은 좌표없이 항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른 시일내에 이 부문을 명확하게 정리할 계획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은 미래 지식경제의 핵심산업이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고급인력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는 업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산업이 반도체, 자동차 등 현재의 핵심 산업을 대체할 21세기 전략산업이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면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산업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계획으로는 스타프로젝트 수행, 전통문화원형 디지털화, 콘텐츠 수출지원 등을 중점 사업으로 들 수 있다.

 특히 스타프로젝트는 이미 영화산업에서도 검증됐듯이 우리 문화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빠듯한 예산으로 여러 업체에 나눠주는 백화점식 지원은 한계가 분명하다.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성공 모델을 분명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영화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영화 ‘친구’의 성공모델 덕분입니다. 올해 각종 단기지원책은 이같은 선택과 집중의 기본전략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 맞춰질 예정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 올해 진흥원의 사업예산은 2384억원이며 여기에는 투자조합의 자금을 포함됐다. 진흥원은 우선 산업지원 사업에 17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외 공동제작 지원, 우수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 지원, 현지어 버전 제작 지원, 콘텐츠 공동제작실 운영 등이 이 분야의 핵심사업이다.

 특히 올 하반기께 처음으로 ‘디지털 문화콘텐츠 투자유치 박람회’를 개최하고 디지털문화콘텐츠 대상 시상식을 연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앞서 말한 스타 프로젝트 발굴과 지원이라는 기본 전략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분야별로 우수 콘텐츠를 1편 정도만 선정해 최대 5억원 이상의 자금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5년간 우리 문화원형을 디지털 콘텐츠화하는 사업을 펼칠 예정이며 올해의 경우 150억원이 투입된다. 우리 고유의 문화 원형을 디지털 자료로 구축하는 것은 전통 문화를 보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창작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콘텐츠 기술개발에도 4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등 콘텐츠별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2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HDTV 콘텐츠 개발에 150억원을 투자하는 것이 기본 골자다.

 전문인력 양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진흥원의 핵심사업이다. 진흥원은 올해 95억원의 예산을 편성, 문화콘텐츠 프로듀서 및 마케터 양성에 지원하고 사이버 문화콘텐츠 아카데미 구축 등 교육 사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투자조합은 1541억원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문화콘텐츠산업을 위한 1호, 2호, 3호 투자조합이 500억원 규모로 결성돼 운영되고 있으며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500억원 규모의 조합을 결성하면 이같은 목표는 충분히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콘텐츠 수출지원 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해외 주요 전시회에 한국관을 설치 운영하고 투자 로드쇼를 펼쳐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더불어 오는 11월께 처음으로 디지털 문화콘텐츠 투자유치 박람회를 개최, 해외 자본을 국내 유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이밖에 현지어 버전 제작지원, 진흥원 해외사무소와 연계한 사업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앞으로 10년안에 문화산업과 지식경제산업이 우리 경제를 좌우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도 이를 통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그동안 주력해 온 정보통신 산업 육성과 함께 문화콘텐츠산업 역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것이다.

 <정리=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