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로 살펴본 새해 e비즈 청사진>(17)제약부문

 제약업계가 급변하고 있다. 업종의 ‘보수적’인 분위기 탓에 IT투자가 늦다는 것은 이제 옛말처럼 들린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는 제약사의 낙후된 현 시스템으로는 향후 기업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위기의식 속에서 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분업 이후 외국업체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반면 국내 업체는 속수무책으로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돼 왔다. 당장 신약개발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단 업무프로세스 혁신부터 갖춰놓자는 것이 제약업계의 최근 분위기다.

 특히 국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제약업체의 매출이 급신장한 것은 그동안 미뤘던 IT투자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개별업체의 IT투자뿐만 아니라 업종의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도 기대된다. 한국제약협회를 선두로 종근당 등 대형 제약업체들이 정부의 3차 B2B시범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3월 선정결과에 따라 제약업계의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 여부가 결정나겠지만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계의 공동보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통합시스템 구축=지난해부터 제약업계의 IT화는 통합시스템 구축으로 귀결된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20여년간 중앙집중형 전산환경에서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던 관행에서 개방형으로 전면적으로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동안 제일약품, 보령제약, 중외제약, 유유산업 등이 통합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올해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으로도 투자범위가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제약이 이달말 ERP 개통을 목표로 현재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신신제약도 최근 ERP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또 근화제약, 국제약품, 한올제약, 수도약품, 환인제약, 안국약품 등 중견 제약업체도 현재 ERP를 구축하거나 자체 통합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중이다.

 특히 업계 2위인 유한양행은 약 5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시스템을 통합하면서 ERP를 도입할 것인지, 자체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 오는 3월말까지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SFA 구축=제약업계는 영업판매지원 업무의 극대화란 점에서 CRM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영업·판매자동화(SFA:Sales Force Automation)를 위해 SFA솔루션을 도입하는 곳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를 위해 PDA 등을 활용한 모바일환경 구축도 제약업계 e전이의 커다란 추세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이동컴퓨팅 시스템 활용은 영업지원 비용이 많이 드는 제약업계에 비용절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대 무기인 셈이다. 지난해 대웅제약, 한독약품 등이 SFA를 도입했으며 유유산업은 올 1월에 수도권 지역에서 SFA를 가동하고 상반기중 전국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업계 1위인 동아제약도 오는 4월부터 SFA를 운영하기 위해 내부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