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FT LCD `공격 투자`

올해 1조6000억~1조8000억 투입

 삼성전자가 올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부문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경영설명회에서 올해 TFT LCD 분야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당초 계획의 두배를 훨씬 웃도는 1조6000억∼1조8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수정안을 마련,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설 연휴 이후 실행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전체의 설비투자 규모도 애초 계획인 3조원(메모리 1조5000억원, LCD 7000억원, 시스템LSI 3000억원, 정보통신 2000억원, 디지털미디어 3000억원 등)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나 지난해 투자 규모(4조2000억원)에 육박하게 됐으며 다른 부문의 추가 투자 여부에 따라 지난해 수준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 확대 계획은 해당 사업부문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먼저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이 TFT LCD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그룹의 핵심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선행 투자중인 경쟁사 LG필립스LCD의 도전을 뿌리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됐다.

 수정 투자 계획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월 3만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의 5세대 LCD를 생산하는 1단계(페이즈1) 설비를 오는 7월까지 갖추고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내년초에 페이즈2 설비를 추가 도입해 내년 3월부터 총 6만장 규모로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안에 최대 월 2만장 규모의 시설을 갖춰 가동하고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채 내년중 총 6만장으로 확충하는 계획을 연내 추진할 에정이었지만 이번에 이를 조기에 확정하고 1단계 투자 규모도 늘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산시기와 투자금액 조정 작업을 하는 것은 사실이나 진행중인 사항으로 확인해줄 수는 없다”며 “투자계획조정이 확정되면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해 기존 TFT LCD 투자계획을 대폭 수정할 것임을 내비쳤다.

 5세대 TFT LCD를 월 6만장 양산하려면 설비에 약 12억달러(1조6000억원), 클린룸 시설이 완비된 건물신축에 3억달러(4000억원) 등 최소한 15억달러(2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지난해 충남 천안공장에 5세대 공장을 완공한 삼성전자가 수정 계획대로 양산 설비를 갖추려면 최소 1조6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