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 `진통` 거듭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간 협상이 주체별 이견으로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마이크론과 매각 금액에 대해 의견이 좁혀진 만큼 이를 수용하자는 측과 매각 금액을 더 높이기 위해 좀더 두고보자는 측으로 나뉘었다.

 반면 하이닉스 내부와 증권가에서는 채권단의 주장대로 급하게 매각할 것이 아니라 D램 고정거래가가 4달러대에 육박할 정도로 오른 만큼 인피니온을 끌어들여 독자생존을 집중적으로 모색하자는 의견이 일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주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고위관계자는 4일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채권단은 마이크론과의 협상 결론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번주 중 협상 타결여부가 결정된다고 못박을 수는 없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가급적 이번주 내에 결론을 낼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하이닉스와 인피니온 제휴여부에 대해 “하이닉스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인피니온 측이 하이닉스에 제휴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체적으로 진전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구속력 있는 각서를 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피니온 등과 협상을 할 수도 있지만 인피니온과의 제휴여부는 마이크론 협상 결과가 나온 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도 “인피니온과의 협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다양한 대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 준비작업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구조특위 한 관계자도 “지난주 말 방한한 울리히 슈마허 인피니온 사장과 박종섭 사장이 원칙적으로 전략적 제휴에 관해 협의하자는 데 공감했다”면서 “이번주 중 실무협상단이 방한해 거래 구조에 관해 본격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