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물질은 인체의 질병이나 부상을 치료, 관리 또는 예방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모든 바이오물질은 어느 정도 생체와 호환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바이오물질을 ‘바이오 의약 물질(biomedical materials)’이라고도 부른다. 대개의 바이오물질은 세포조직의 성장과 치료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바이오물질의 연구·개발은 주로 생체 호환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그밖에 생화학 및 생리기능을 향상시키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오물질의 소재로는 금속, 세라믹, 폴리머, 혼합물, 생물학적 물질 등이 사용된다. 티타늄과 그 합금은 강도와 내구력이 강하여 정형외과의 인체이식 장치 기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스테인리스 강철, 코발트 크롬, 알루미늄, 금, 은 등도 이런 목적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물질에는 독성 또는 발암성이 있거나 부식에 약하거나 아니면 뼈의 구조와 호환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티타늄, 지르코늄, 니오븀, 탄탈 등의 새로운 합금은 이러한 결함이 없을 뿐 아니라 더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니티놀과 같은 형상기억합금은 심장혈관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세라믹에는 유리, 단결정과 다결정 세라믹이 있으며 특정용도 물질로는 트리칼슘 인산염, 알루미나, 실리카 유리 등이 있다. 이들 물질은 주로 골격의 개조·이식, 치아의 이식 등에 사용되는데 대부분의 세라믹 물질은 인체와 호환성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바이오물질에는 실리콘, 폴리우레탄, 테플론, 열가소성 탄성중합체 등과 같은 폴리머가 함유되어 있다. 이런 물질은 가볍고 탄력성과 신장성이 강하다. 또한 생체 세포조직과 비슷한 기계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단기 사용하면 생체 호환성이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면 그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폴리머는 정형외과 생체이식, 생체 유연조직 강화, 심장판막 혼합물, 세포조직의 공학적 골격, 세포조직 이식, 봉합, 접착제, 약품투여 장치 등에 적용된다.
연구원들은 이런 바이오물질의 성능과 생체 호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혼합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금속과 세라믹, 금속과 폴리머, 폴리머와 세라믹 등을 혼합하고 있다. 바이오물질에는 생물학적 물질도 사용된다. 이들 물질에는 근육과 혈관을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 기반 물질과 대용혈액, 교원질(膠原質), 히알루론산, 폴리아데닐산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정된 헤모글로빈 등이 포함된다.
생체 호환성에 대한 규격화된 개념은 없으나 최소한 생체에 ‘해롭
지 않아야’한다. 즉 바이오물질은 숙주가 부작용을 일으키게 해서는 안된다. 또 물질이 생체 호환성을 가지려면 면역체계에 감지되어서는 안되는 반면 해롭지 않은 침투물질을 인식하는 특성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물질은 부식작용을 하는 체내 분비물, 효소, 박테리아 등에 대한 저항력이 있어야 한다. 바이오물질의 생체 호환성은 체내에 이식하는 위치와 기간에 따라 다르다. 순환기 계통에 이식하는 바이오물질은 골격에 이식하는 물질과 특성이 달라야 한다. 또 체내에 10년 동안 머물러 있어야 할 물질은 몇달 동안 이식하는 물질보다 견고해야 한다.
바이오물질은 독성이나 발암성이 있는 화합물질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세포조직이 자라서 대체해 나감에 따라 퇴화하는 바이오물질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그 중 어느 것은 퇴화물질이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부작용을 일으키는 바이오물질이 있는가 하면 세포조직과 바이오물질간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것도 있다. 연구원들은 세포조직과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으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이른바 ‘바이오작용(bioactive) 물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당국이 바이오작용 물질을 약품으로 분류하여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
생체와 관계를 갖는 의료장치나 도구에는 붕대나 콘택트렌즈와 같이 피부나 점막과 접촉하는 것, 주사 바늘, 복강경 등과 같이 외부에서 체내로 들어가는 것 그리고 심장박동 조절장치나 이식혈관과 같이 체내에서 세포조직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 등이 있다. 체내에 약품 운반 및 투약 시스템에는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합성 및 자연 바이오물질을 사용한다. 체내에서 약품을 운반하는 바이오물질은 생체이식 물질을 코팅하는 데 사용된다. 일부 투약 시스템은 성능이 우수하며 대부분의 새로운 제품은 리포솜(liposome)이 약품을 코팅하도록 이들의 기능을 수정한데 불과하다.
생명공학의 발달에 힘입어 단백질 치료방법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단백질은 소화효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를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고 주사를 놓으면 빨리 흡수되기는 하지만 감염의 위험이 있다. 이에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 투약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흡입방식이 상용화되었으나 점막이나 피부를 통한 투약 또는 이식 투약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노후화돼 가는 신체 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여러가지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단순한 피부와 연골을 대체할 수 있는 세포조직이 개발되었고 혈관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복잡한 인체 기관을 생산하려면 아직도 더 많은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령 MIT대학 연구원들은 자동차엔진을 디자인하던 컴퓨터 기술을 사용하여 인체간 기본 구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복잡한 구조도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또 바이오물질을 수정하기 위한 각종 물질과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그 일환으로 이들은 다이아몬드 박막과 유사 다이아몬드 나노혼합물과 같은 마모 저항 물질이 함유된 폴리우레탄을 사용하여 고관절(股關節) 이식장치의 내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체 호환성과 세포조직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인지질이나 발육제와 같은 생물학적 분자의 사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 및 합성 바이오물질은 의료장치 및 치료에 주로 적용된다. 따라서 세포조직과 직접 장기간 접촉하는 바이오물질에서는 생체 호환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또 대용 고관절이나 심장 판막과 같이 장기간 이식을 요하는 바이오물질은 내구성이 생명인 반면 투약 시스템과 같은 제품의 바이오물질은 생체 안에서 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오물질의 주요 응용분야는 이식 장치, 골격 치료, 재생 의료 제품, 연성 조직 치료, 투약 시스템 등이다. 또 이를 이용하여 인공 심장, 인공 혈관, 인공 췌장, 인공 간, 대용 피부, 대용 혈액 등을 만들어 이러한 기관을 대체할 수 있다.
◆상용화 과정 까다로워
바이오물질은 합성이나 생물학적으로 생산된 폴리머, 금속, 세라믹, 혼합물 등으로서 주로 인체의 질병, 건강, 부상 등을 치료 또는 관리하는데 사용된다. 새로운 바이오물질 기술과 실험방법, 제조기술 등이 속속 개발됨에 따라 이들 물질의 생산비용이 낮아지고 있다. 또 새로운 생체 호환성이 있는 물질과 코팅기술이 개발됨으로서 의료기기나 의약품 부작용의 위험성을 획기적으로 줄였을 뿐 아니라 의료장치와 투약 시스템의 성능이 향상되어 건강을 증진하고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EU 경쟁 및 지속성장 프로그램(EU competitive and sustainable growth program)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세계 바이오물질 시장은 약 23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연간 12%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적으로 가장 큰 시장은 미국으로 지난 2000년 약 90억달러에 연간 20%씩 성장하는 반면 유럽시장규모는 약 60억달러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인체 투약 시스템 매출은 2000년 160억달러에서 오는 2005년 270억 달러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약품이 개발되면 투약시스템을 개발했으나 이제는 단백질 치료법이 부상함에 따라 이 부문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DNA의 재결합에 관한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단백질 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놈공학이 질병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단백질을 밝혀낼 것이다. 연구원들은 흡입, 피부 또는 점막 침투 방식 등 단백질을 만성질환 환자에 투입하는 대체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재생 의약품에 대한 바이오물질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또 재생 의약품은 당뇨병과 같은 퇴행성 질병과 화상치료에도 유용하다. 세포조직을 복구하고 단순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합성 및 자연 의약품이 지난 2000년에 개발되었으나 혈관 조직과 심장 판막 등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은 오는 2010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와 대체 투약 시스템 기술은 이들 제품에 필요한 새로운 바이오물질이 개발되어야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물질 산업은 제품의 생체 호환성이나 성능의 보장에 대한 규제로 인하여 제약을 받아왔을 뿐 아니라 관련 업체들이 제품을 상용화하려면 까다롭고 복잡한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제조업체들은 상당히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바이오물질을 개발하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다. 따라서 바이오물질 산업이 발전하려면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정리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테크 애널리스트 : 도나 에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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