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코스닥을 향해 뛴다>인터뷰-정의동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올해 코스닥등록 예비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코스닥위원회는 이달 중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4월 말까지 심사기준 강화안을 마련, 적용할 예정이다. 따라서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한 기업은 그동안 준비해온 과정을 재점검하고 새롭게 강화되는 안에 맞춰 심사를 준비해야 한다. 코스닥위원회의 정의동 위원장을 만나 올해 달라지는 등록예비심사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첫번째 등록예비심사에서 대거 기각 또는 보류판정을 받았는데 앞으로 등록예비심사의 기본 방향은 무엇인가.

 ▲코스닥위원회는 일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서로 다른 기업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이 불합리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균형을 유지하며 심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핵심기능인 유망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 시장의 수용능력을 확충하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이다. 즉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해치는 기업의 진입을 예방하고, 기존 등록 요건을 점검하는 한편 기업 스스로 투명한 경영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할 예정이다.

 ―올해 심사청구서를 제출하려는 예정기업만 해도 300개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수용능력 면이나 투자자의 등록기업 인지 면에서 볼 때 과도한 양적 성장이 아닌가.

 ▲미국 나스닥시장의 경우 시가총액이 GDP의 30%에 달하며 등록법인 수도 기존 뉴욕증권거래소시장의 1.5배에 달한다. 이는 투자자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나스닥을 모델로 하고 있다. 다만 시장 진입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인위적 제한을 할 계획은 없으나 과도한 러시아워(일시적 몰림) 현상으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경우 협회중개시장 규정 범위에서 다소 조정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시장 진입기준을 이달 중 전문기관에 연구 의뢰할 계획이다.

 ―IT기업 기술성 평가 방안과 전문인력 구성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제도를 도입, 기술 중심 회사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이 다소 미흡하더리고 기술과 관련한 시장 전망이 우수한 IT기업의 경우 시장 등록의 길을 열어 줄 예정이다. 기술평가는 기술신용보증기금·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 등 전문기관의 연구인력을 활용해 부족한 심사인력을 보충할 계획이다.

 또 전문가의 자문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별로 50명 수준의 전문가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BT·ET산업에 대한 문호를 확대한다고 했는데 이를 심사할 전문인력 확보 방안은.

 ▲기술과 시장 변화가 워낙 빨라 이를 수용할 만한 조직과 인력을 갖추는 것이 어렵다. 현재 위원회에서는 이들 산업에 대한 전문성 평가를 위해 기술전문평가기관 및 ‘전문가풀’ 운영을 도입했다. 현재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전문인력 확보 역시 IT산업과 마찬가지로 분야별로 50명 수준의 전문가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등록심사와 함께 퇴출도 강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퇴출기업 판정 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부실기업의 퇴출은 시장관리자 본연의 임무다. 퇴출 사유를 다양화하고 정해진 퇴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 있어 등록기업과 투자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과거 온정주의적 시장 운영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온정주의는 기업의 부실을 더욱 확대시키고 결국 투자자에게 부담만 안겨준다. 퇴출은 앞으로 강력하게 실시할 것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 등을 거쳐 퇴출 강화 의지를 상당기간 예고해왔다. 위원회는 퇴출 판단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상기업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제도 구축해 나갈 것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