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문화산업 10대 과제>(4)기고-타이틀 수익분배제 필요

◆드림믹스 손학락 사장

 불과 수년 전만 해도 DVD는 낯선 매체였으나 최근 초등학생들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기반이 확대됐다. DVD제작사와 출시편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이제 DVD 전성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직배사에서 직접 수입하는 DVD에 비해 국내에서 제작된 DVD에 대한 품질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전성시대 진입에 대한 의구심도 떨쳐버리기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업계의 노력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수준높은 화질과 음향을 복원하기 위해 각 제작사는 리마스터링 작업을 하거나 한등급 높은 수준의 타이틀을 새롭게 발매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의식과 욕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며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DVD 제작 초기 국내의 낙후된 기술력과 필름의 열악한 보전상태로 인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속속들이 해결되면서 현재는 레퍼런스급이란 타이틀이 거론될 정도로 DVD 제작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국내 DVD 제작사수는 크게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작품가격 인하를 거론한 기업은 없다.

 최근 국내 제작사들의 한결 같은 반응은 ‘판권은 부르는 게 값이다’이다. 최근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업계에서 실질적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시장이 형성될 것 같으면 슬그머니 가격부터 올리는 우리의 상술이 아쉽다. 이미 DVD가격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을 훨씬 앞지르고 있을 정도다.

 얼마 전부터 우리 영화는 한마디로 간판만 걸면 흥행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

 그러나 거품이 거치고 나면 실질적으로 남아있는 모습은 너무나 허망할 때가 많다. 뜨는 시장이 있으면 지는 시장이 있기 마련이다.

 국내 DVD 가격상승이 거품이 아닌 실물경제의 지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최근 비디오 대여점에서 대여용 DVD를 비치해 놓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부분 아직도 DVD 대여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드웨어 보급이 아직까지 미진하고 작품 출시량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DVD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시장초기 현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대여와 판매의 혼재속에서 시장질서가 다소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DVD대여가 시장활성화의 전제조건이라면 수익분배제(RSS) 도입은 선결 과제다. 작품 공급 및 대여시 제작사와 판매사 그리고 대여점에서 일정 수익을 분배함으로서 당사자들간에 부담감을 최소로 줄여나가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비디오방만큼이나 DVD방을 볼 수 있으며 DVD플레이어 보급도 크게 늘면서 시장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DVD를 기본으로 탑재한 컴퓨터도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 판매를 앞둔 플레이스테이션(PS)2이나 공급시기를 노리고 있는 닌텐도의 게임큐브, 올 하반기쯤 보급될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X박스도 국내 DVD플레이어 보급 가속화에 한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PS2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한달 만에 500만대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국내에서도 게임마니아 사이에 거대한 열풍이 예상된다.

 DVD호환 게임기 보급은 DVD 주 수요층이 기존 30∼40대에서 10∼20대의 연령층으로 낮아짐을 의미한다. 비디오게임과 DVD를 동시에 실현한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인터넷게임에 빠져있는 저연령층을 DVD란 매체에 끌어들일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DVD시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영상업체들이 이 시장 진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는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시장이 그만큼 확대된다는 증거이고 이를 근거로 DVD 대여시기가 그 만큼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권확보에 유리한 직배사와 배급사가 시장을 장악해 가면서 신생업체간 과당경쟁이 우려된다.

 최근 우리 영화의 연이은 흥행 성공은 반가운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시금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우리의 영화시장을 위협당하는 현실을 직시 할 때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국내 DVD제작사들은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DVD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공동으로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공동마케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