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재단(이사장 김정덕)이 출연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클린빌딩’을 선언하고 지난 1일부터 전면 금연을 실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재단의 이번 금연빌딩화는 최근들어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건강이상으로 병원신세를 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건강의 최대 적으로 알려진 담배부터 끊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재단은 건물 곳곳에 금연빌딩임을 알리는 스티커 90장을 만들어 붙이고 건물내부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는 직원에게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재단은 부과된 벌금으로 금연펀드를 조성한 뒤 흡연자에게 금연초를 선물하거나 정부가 운영하는 금연학교에 무료 입학할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그러나 금연시행 초기여서인지 흡연욕구를 이기지 못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실소를 자아내는 해프닝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직원인 L씨는 “흡연자들을 중심으로 담배 피울 만한 장소를 물색하거나 끼리끼리 옥상을 찾는 흡연자 행렬이 자주 보인다”며 “특히 건물 전체에 금연 스티커를 워낙 많이 붙여놓아 마치 건물의 용도가 금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흡연자인 K씨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업무도중 흡연을 위해 자리를 이탈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며 “한국적인 풍토에서 건물전체를 금연화하는 것보다는 층마다 흡연실을 따로 설치,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내의 담배연기에 찌들어온 대부분의 직원들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흡연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는 것도 직장을 위해서나 가정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반기고 있다.
과학재단 관계자는 “금연문화가 정착되면 스스로가 고마움을 느낄 것으로 본다”며 “금연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