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메디슨연방호’에 승선했던 10여개 관계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고 거친 망망대해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메디슨이 종합의료기기업체를 표방함에 따라 ‘메디슨울타리’속에서 힘든 영업은 메디슨에 맡기고 개발과 생산에만 매달리거나 공동으로 제품을 판매해 오던 관계사들이 독자적인 영업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유동성 악화로 메디슨의 이미지가 추락된 탓에 각 관계사의 이미지도 동반추락하는 등 지난 1년간 영업 및 자본유치 활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이들 업체는 ‘메디슨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료정보업체 메디다스와 메디페이스는 메디슨 부도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사업적인 부분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알리는 등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메디슨이미지를 탈피하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초음파진단기의 부품인 탐촉자 업체 프로소닉은 메디슨의 탐촉자 주문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는 GE·지멘스·필립스 중 한 업체와 탐촉자 수출계약을 추진하는 등 납품처를 다양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충격파쇄석기업체 코메드는 메디슨과 공동으로 충격파쇄석기·모바일엑스레이 등의 제품을 국내시장에서 판매활동을 벌여왔으나 공동보조가 어렵다고 판단, 자체 대리점망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원격진단기업체 바이오넷도 국내외 영업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방의료기업체 메리디안은 투자기관 팬캐피털캐나다를 통해 나스닥시장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터짐에 따라 메디슨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현재 사용중인 ‘메디슨로고’를 교체할 계획이다.
자기공명영상진단기업체 메디너스는 메디슨의 거센 반대로 국내 MRI업체 네곳 중 A업체와 합병하는 문제를 보류해 왔으나 모기업이 무너짐에 따라 기술·영업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정보업체 IT벤처는 총 매출의 약 30%를 메디슨에 의존해 왔으나 메디슨 매출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고객을 찾는 데 나서기로 했다. 의료전문포털업체 엠투커뮤니케이선도 돈줄이 끊김에 따라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으며 내시경업체 MGB(대표 지영준)는 메디슨에서 대웅제약으로 배를 갈아타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