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기대주 ‘엘리시움’이 드디어 영화의 본고장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3D SF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지난 4년간 6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해 만든 이 작품은 오는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타모니카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규모의 필름 마켓인 AFM(American Film Market) 영화제에 참가, 본 모습을 드러낸다.
‘엘리시움’은 국산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영화제 조직위원회로부터 공식초청을 받는 등 벌써부터 미국, 유럽 등의 메이저배급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엘리시움’은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대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비 규모에서뿐만 아니라 리키 마틴, 산타나 등의 음악을 작곡한 세바스찬 아로차 모톤이 작곡을 담당하고 ‘무사’ ‘조폭마누라’ 등의 음악을 담당하며 국내 최고의 영화음악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오원철씨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작품. 한마디로 당대 최고의 포스트 프로덕션 스태프진이 참여해 금방이라도 일을 터트릴 듯한 분위기다.
‘엘리시움’은 지구를 침공한 미지의 행성 엘리시안인들과 지구인들 간 스펙터클한 전투를 다룬 전형적인 SF물이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와 로봇 매카닉이 등장하는 화려한 액션뿐만 아니라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까지 곁들여 스토리 전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엘리시움’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지난 98년. 국내 영화 및 CF 작가들에 의해 진행된 1차 시나리오 작업에 이어 미국 시나리오 작가의 최종 수정작업을 거치는 등 ‘엘리시움’의 출발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또 편집, 음악, 더빙작업 등 후반 공정은 모두 미국에서 진행됐다. 이처럼 대사 녹음까지 영어로 작업한 까닭은 ‘엘리시움’의 주 타깃이 국내시장이 아니라 미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빅필름(대표 권재성)은 제작 초기부터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 쪽에 포커스를 맞춰 영화를 제작했으며 이번 영화제를 시작으로 해외공략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캐나다·이탈리아 등의 배급사와 영화배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는 빅필름은 이번 영화제에서 구체적인 금액 협상을 전개한다.
캐나다의 넬바나와는 북미지역 배급권을 놓고 미니멈 개런티 650만달러선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유럽지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잘만 된다면 올 한해 동안 2000만달러가 넘는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는 것. 빅필름측은 SF 액션 애니메이션 장르는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등 세계 메이저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은 틈새 시장이라는 점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빅필름 권재성 사장은 “탄탄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생동감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엘리시움’은 전세계의 관객을 사로 잡고도 남을 것”이라며 “올 한해 해외배급을 통해 약 2000만달러의 수출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