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DDR램 2종 총평과 리뷰

이제 CPU는 확실히 ㎓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CPU와 함께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메모리는 용량 증가에 비해 속도는 그다지 발전이 없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메모리 성능 개선 노력이 이어졌고 그 결과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인기있는 메모리는 역시 DDR램이다. 한번의 클록에 두 번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DDR(Double Data Rate)는 더 이상 차세대 메모리가 아닌 메모리의 주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DDR램을 사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가 매우 다양해진 것은 DDR램이 메모리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했음을 증명한다. 오랫동안 DDR램을 외면하던 인텔 역시 최근 들어 DDR램을 쓸 수 있는 845 B스테핑 칩세트를 내놓은 실정이다.

 가격 면에서도 SD램과 그 격차를 상당히 좁혔다. 128MB 기준으로 SD램에 비해 DDR램의 가격 차이는 이제 20% 미만이다. 따라서 많은 사용자들이 고속 CPU의 성능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DDR램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DDR램은 흔히 DDR200이라고 불리는 PC-1600과 DDR266을 의미하는 PC-2100을 거쳐 PC-2700인 DDR333까지 발전했다. 따라서 사용자들의 관심은 과연 DDR333이 이전 제품에 비해 얼마나 높은 성능을 내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벤치마크는 DDR266과 DDR333을 비교해 본다. 비교를 통해 DDR333의 성능을 평가하고 DDR333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진단해 본다.

 이번 벤치마크는 시스템을 두 가지로 구성했다. SiS645+펜티엄4의 조합과 ALi MAGiK1+애슬론XP의 조합이다. 메모리는 킹맥스 DDR266과 DDR333을 이용했다. 실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바이오스 설정은 클록 설정을 제외하고는 기본값을 이용했다.

 넉넉한 메모리는 시스템 성능 향상으로 직결된다. PC-2700의 대역폭을 갖춘 DDR333은 현 시점에서는 가장 빠른 DDR램이다.

 DDR333은 2.7㎓의 대역폭에 167㎒로 작동하는 DDR램을 말한다. DDR333은 기존 DDR266과 모양이나 핀 수는 그대로다. 다만 대역폭은 초당 2.7Gb로 30% 정도 늘어났다. 덕분에 펜티엄4나 애슬론XP 같은 고성능 CPU를 사용할 때 메모리에서 나타나는 병목현상을 상당히 해소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DDR333은 한동안 메모리시장에서 상당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SiS645 칩세트와 펜티엄4의 조합에서 전체적인 성능이 거의 10% 정도 높아졌다는 것은 DDR333의 뛰어난 성능을 증명한다. ALi MAGiK1 칩세트와 애슬론XP의 조합에서는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선보일 KT333 칩세트 등에서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렇게 보면 한동안 메모리의 흐름은 SD램에서 RD램으로, 다시 DDR램에서 DDR333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DDR333의 수급과 가격 그리고 인텔의 움직임이다. 현재는 DDR333 메모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최근의 메모리 폭등세는 새로운 메모리에 대한 수요자체를 줄여버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DDR333의 가격이 지금의 DDR266과 값이 비슷해진다면 급속히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는 대만 업체를 중심으로 DDR333이 생산되고 있지만 메모리 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도 곧 DDR333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호환성도 규격이 확정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인텔의 행보다. 인텔은 지금의 FSB 400㎒ 펜티엄4를 FSB 533㎒의 새로운 펜티엄4로 대체할 예정이다. 물론 메모리는 당분간 DDR266을 공식적으로 지원할 전망이다. 만약 인텔이 공식적으로 DDR333을 지원한다면 시장 판도는 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인텔이 공식적으로 DDR램을 지원한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그것도 처음 DDR200만을 지원하겠다는 태도를 바꿔 DDR266까지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생각하면 펜티엄4와 DDR333의 조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CPU 성능이 높아질수록 넉넉한 메모리 대역폭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DDR333은 한동안 많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분석 김영로 PC가이더 벤치마크팀 tester@pcguider.co.kr>

 

 ◆메모리의 종류

 현재 메모리 시장은 SD램과 RD램 그리고 DDR램이 혼재된 상황이다.

 

 ◆DDR램은 기존 SD램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메모리 종류가 많아지면서 사용자들도 혼선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각 메모리의 종류를 특징 중심으로 살펴보자.

 DDR램의 정식 명칭은 DDR SD램이다. 이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SD램에 뿌리를 두고 있다. SD램은 대부분 PC-133D램이다. 한번의 클록동작에 8바이트를 담을 수 있어 최대 대역폭은 초당 약 1Gb 정도다. 가장 큰 장점은 오랫동안 만들어 제품이 안정화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값이 싸다는 것이다. 물론 오래된 탓에 성능은 떨어지는 편이다.

 DDR램의 제조공정을 살펴보면 SD램과 거의 차이가 없다. 가장 큰 차이라면 DDR램은 한번의 클록에 데이터를 두 번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클록을 올리지 않고 매우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따라서 그 대역폭은 이론상으로는 SD램의 두 배가 돼야 한다. 가장 큰 장점은 만들기가 쉬워 SD램에 비해 값은 그다지 비싸지 않으면서 성능은 확실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SD램과 RD램의 장점을 모두 갖춘 셈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 대역폭을 강조하기 위해 보통 PC-2100(133㎒ 해당) 대역폭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램버스램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와 신뢰도 높은 대역폭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펜티엄4와 처음 선보인 850칩세트의 경우 이러한 램버스램을 펜티엄4와 묶어 듀얼채널로 쓴다. 850보드가 반드시 두 개의 램버스램을 꼽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직렬방식으로 쓰지 않는 메모리 슬롯에는 터미네이터를 꼽아야 한다.

 램버스램 역시 기본 원리는 SD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는 기존의 메모리에 고속의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구조다. 램버스램은 메모리 저장과 검색으로 이루어지는 메모리의 근본 원리나 메모리 어드레싱 방식은 SD램과 같지만 데이터를 칩세트로 보내는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다르다.

 램버스램이 이렇게 전송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메모리 컴포넌트마다 달려있는 자그마한 인터페이스를 일대일의 메모리 컨트롤러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렬방식으로 비트수는 작지만 속도는 빠르다.

 램버스램은 이러한 특별한 인터페이스와 메모리 컴포넌트 등을 갖기 때문에 만들기 어렵다.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신 램버스램은 한번의 사이클에서 클록이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두 번에 걸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400㎒ DDR에 해당하는 데이터 전송속도지만 실제로는 800㎒ 데이터 전송속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흔히 PC-800이라고 한다.

  

 ◆대역폭이란?

 RD램을 지원하는 850칩세트는 CPU 대역폭에 버금가는 메모리 대역폭을 갖춰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결한다.

 

 메모리에서 대역폭은 매우 중요하다. 대역폭이란 한마디로 데이터를 옮기는 메모리의 통로가 얼마나 넉넉한가를 측정한 것이다. 마치 도로의 폭과 같은 것이다. 도로가 넓을수록 많은 교통량을 소화해내듯이 대역폭이 넉넉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

 메모리 대역폭은 작동클록×버스폭으로 구할 수 있다. 가장 흔한 PC-133SD램의 경우 대역폭은 133㎒(작동클록)×8바이트(버스폭)=1064MB/s다. RD램의 경우 동작클록은 800㎒로 빠르지만 버스폭이 2바이트로 매우 좁다. 따라서 대역폭은 1.6Gb/s가 된다. 다만 듀얼 채널로 이뤄진 850칩세트 메인보드에서는 대역폭이 초당 3.2Gb가 된다.

 반면 DDR램은 클록은 SD램과 같아도 DDR 효과 덕분에 실제 대역폭은 두 배로 늘어난다. PC-2700 DDR SD램의 경우 133㎒×2(DDR)×8바이트(버스폭)=2.1Gb/s라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대역폭을 갖추게 된다.

 이제 대역폭이 왜 중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펜티엄Ⅲ와 820칩세트 그리고 RD램으로 구성한 시스템에서 노스브리지 역할을 하는 MCH와 CPU 사이의 대역폭은 1Gb/s 정도다. 반면 메모리인 RD램과 MCH 사이의 전송률은 1.6Gb/s로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만약 이 환경에서 RD램 대신 SD램을 사용하면 메모리 대역폭 역시 1Gb/s가 된다. 즉, 펜티엄Ⅲ 환경까지는 메모리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펜티엄4의 대역폭은 펜티엄Ⅲ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3.2Gb/s다. 기존 SD램으로는 도저히 CPU의 대역폭을 따라가지 못한다. 인텔이 펜티엄4와 함께 RD램을 고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RD램 역시 순수한 대역폭은 PC-800을 기준으로 1.6Gb/s에 머물기 때문에 850칩세트에서는 이를 두 개로 묶어 3.2Gb/s로 메모리 대역폭을 갖췄다.

 그 다음 선보인 SD램 지원 845칩세트는 1Gb/s로 대역폭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845보드에서 펜티엄4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DDR램도 펜티엄4의 대역폭에는 미치지 못한다. PC-2100을 기준으로 한 2.1Gb/s로 CPU 대역폭의 60% 정도 수준이다. 더 넉넉한 대역폭의 메모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DDR333 지원 솔루션

 아무리 DDR333이 선보였다고는 해도 실제로 이를 지원하는 칩세트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DDR333 지원 칩세트는 종류가 적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AMD DDR333 솔루션 ALi MAGiK1 C버전과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SiS645칩세트를 알아보도록 하자. ALi MAGiK1 C버전의 메인보다는 아이윌 XP333을, SiS645 메인보드는 유니텍 MSI 645 울트라를 그 대상으로 삼았다.

 

 ◆펜티엄4 지원하는 SiS645(사진 위)

인텔이라는 거인과 비아라는 2인자에 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SiS와 ALi는 최근 다양한 칩세트를 선보이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AMD DDR시스템으로 출사표를 던진 다음 이제 본격적으로 펜티엄4용 칩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SiS645는 지금까지 선보인 메모리 가운데 가장 빠른 DDR램인 DDR333을 쓸 수 있는 최신 칩세트다. 아직까지 인텔이 DDR솔루션을 선보이지 않는 가운데 넉넉한 대역폭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SiS645는 SD램에서 DDR램으로 넘어가는 매우 적절한 시기에 선보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램버스램을 쓰는 850보드는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펜티엄4에 기존 SD램을 그대로 쓰는 845보드는 지나치게 성능이 뒤진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DDR메모리를 쓰는 펜티엄4 솔루션은 분명 매력적이다.

 SiS645 노스브리지와 SiS961 사우스브리지 사이에 데이터 전송은 MuTIOL이라는 독특한 아키텍처를 쓴다. MuTIOL 아키텍처는 양방향으로 동작하는 16비트 데이터 버스를 이용한다. 덕분에 기존 비아나 ALi의 브리지 구조보다는 한 단계 진보되었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심지어 인텔 허브 아키텍처보다도 대역폭만 본다면 더 넉넉하다. 각각 데이터 버스가 266㎒의 속도로 동작해서 양방향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533MB/s라는 높은 대역폭을 자랑한다.

 물론 이렇게 넉넉한 대역폭이 지금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다른 칩세트가 제공하는 266MB/s 정도의 대역폭으로도 그리 부족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USB 2.0, IEEE1394, ATA133, 시리얼ATA 같은 지금의 구조를 뛰어넘는 더욱 넉넉한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구조에서는 상당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슬론 지원하는 ALi MAGiK1(사진 아래)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ALi는 인텔이 본격적으로 칩세트 사업을 하기 전부터 메인보드 칩세트를 만들어오던 회사다. 인텔이 사실상 칩세트 시장을 독점한 다음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보인 제품이 AMD DDR솔루션인 ALi MAGiK1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지도와 크고 작은 버그, TV카드와의 충돌, 낮은 퍼포먼스 등으로 외면받은 비운의 칩세트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한 B버전이 선보였으나 이미 비아, SiS, AMD 등의 칩세트가 시장을 장악한 다음이었다.

 XP333에 쓰인 칩세트는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C버전 칩세트다. 기본적인 구조는 그대로지만 중요한 몇 가지가 달라졌다. 바로 DDR333과 ATA133을 모두 쓸 수 있다는 점이다.

 DDR333은 실제 166㎒×2로 작동한다. 문제는 아직 CPU의 FSB는 여전히 100/133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XP333은 기본으로 메모리와 CPU의 비동기클록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치 PC-100 SD램에서 PC-133 SD램으로 시장이 옮겨질 때, 비아 694X가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다. CPU는 FSB 100/133으로 움직이면서 메모리만 FSB 166㎒, 즉 DDR333으로 동작한다.

 실제로 이 제품의 매력은 다양한 메모리 설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스에는 메모리 관련 항목이 풍부하며, 쉽게 설정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놓았다. 예를 들면 D램 퍼포먼스항목에는 자동설정, 부팅에러방지, 느림, 보통, 빠름, 매우 빠름, 매우 매우 빠름 등으로 쉽고 간단하게 메모리 성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오버클록에 관심 많은 이용자들을 위해 ㎒ 단위로 FSB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 역시 이 보드의 매력이다.

 심지어 FSB200/6 등의 독특한 클록 디바이더 기능을 제공한다. 오버클록을 위한 엄청난 배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