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합상사의 e비즈니스는 시장선점을 위해 내디뎠던 바쁜 걸음을 중단한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타업종에 앞서 출발했던 B2B e마켓 구축도 주춤해 ‘상사 e비즈니스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나 종합상사의 e비즈니스는 기존 오프라인에 구축해 놓은 국내외 마케팅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비즈니스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e상사의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오프라인 국내외 네트워크·마케팅 활용 극대화=올해 국내 종합상사의 신규사업으로 주목받을 분야 중 하나는 물류사업이다. 이미 LG상사(대표 이수호 http://www.lgicorp.com)가 물류팀을 신설, 지난해 하반기부터 ‘e허브’라는 공급자관리 기반의 창고관리업(VMI WMS)을 시작한데 이어 SK글로벌(대표 김승정 http://www.skglobal.com)이 신규사업으로 국제물류사업(MFL)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종합상사의 물류사업은 국내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제3국 수출에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수출입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마켓 기획 및 운영으로 한정됐던 e상사의 전망이 물류·전자무역지불결제시장·전자문서교환(EDI) 등 소위 ‘서드파티’ 분야의 진출로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IT분야로 직간접 진출 러시=관계사들의 주력제품인 반도체나 PC·주변기기 대행업을 줄이고 인터넷·무선·네트워크 등 IT분야로 품목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전략적 제휴나 지분참여·벤처기업 지원 등으로 다변화시키고 있는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현대상사는 무역관련 업체 해외진출시 지분참여 등을 통한 투자에 적극참여하는 ‘무역투자기업’으로 전망을 세우고 있다. 올해 단순 트레이딩에서 벗어나 파이낸싱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역관련 업체들의 해외진출 및 진출시 지분출자 등을 통한 투자로 배당이익 등 독자적인 자생기반을 확립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특히 올해부터는 신기술사업팀을 통해 무선인터넷 관련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협력해 라이선싱을 통한 기술수출과 관련분야의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주력하고 있으며, LG상사 역시 지난 9월부터 맥스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대한 국내 독점공급권을 획득한 데 이어 미국 자이오텍·데터코어와 제휴해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장에 진출해 올해에만 국내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T관련 전분야에 걸쳐 국내 종합상사 중에서는 최대규모의 종합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는 SK글로벌도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합작 설립한 게임유통사 엑사이도를 중심으로 온라인게임유통업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e상사 전망으로 부각됐던 B2B e마켓은 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될 전망이다. 이 분야에 대표적인 삼성물산(대표 배종렬 http://www.samsungcorp.com)은 올해 ‘선택과 집중’ 및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조기 수익실현’으로 인터넷사업 전략을 세우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과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경쟁력(무역거래 노하우·해외네트워크 등)을 접목시켜 B2B e마켓 등 상사기능을 더욱 고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삼성물산은 산업자원부의 3차 B2B시범사업에 시약부문에 도전장을 내밀어 e상사로서 B2B e마켓 고지 선점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표> 종합상사 e비즈니스 주요계획
업체명 사업계획
삼성물산 B2B수익 조기실현·e상사 기능강화
현대상사 IT품목 확대·무역투자기업 전망
LG상사 물류사업 확대·내수시장 공략 위한 유통사업 강화
SK글로벌 신규 물류사업 시작·온라인게임 유통사업 시작
<신혜선 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