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 PC 판매대수가 전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주요 PC업체들의 1월 PC판매대수가 지난해 12월보다 앞서는 등 수치상으로 PC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PC시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제기돼 보다 정확한 PC시장 회복 여부는 상반기가 지나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판매대수 증가=시장조사기관인 IDC코리아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 국내 PC판매대수는 전분기(78만3000대)보다 17% 늘어난 91만2000대다. 지난해 분기별 판매대수로는 최고실적이며 노트북PC는 전분기와 비슷했지만 데스크톱PC는 20% 가까이 늘어났다. PC경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 동기와 비교할 경우 마이너스 5% 정도 감소한 수치다.
IDC코리아의 오현녕 책임연구원은 “펜티엄4 CPU와 윈도XP, 그리고 PC가격 인하 등이 약효를 발휘, 대기수요를 실수요로 이끌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특히 홈쇼핑 PC판매와 행망수요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1월 PC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보다 15% 늘어난 11만2000대를 판매했으며 업체 자체 집계 결과 현주컴퓨터, LGIBM, 컴팩컴퓨터 등도 전달에 비해 판매대수가 소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보컴퓨터는 홈PC 판매호조에도 행망수요가 감소해 10% 정도 판매대수가 감소했으며 주연테크컴퓨터의 판매대수도 전달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월 PC판매대수는 12월에 비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예”라며 “1월 PC판매대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PC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표시”라고 설명했다.
◇PC시장 회복여부는 상반기가 지나서야=오현녕 책임연구원은 “1월 PC판매대수가 늘어난 것은 경기회복이 주요 요인이지만 PC부품가격이 계속 올라감에 따라 PC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던 소비자가 PC를 구매하고 판매업자 또한 실제 수요보다 더 많은 물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2월에는 설연휴로 판매일수가 크게 감소하고 PC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PC가격이 오름세로 반전되면서 1월의 PC판매 호조가 2, 3월까지 지속될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의 정상근 상무는 “지난해 PC업체들을 괴롭혔던 재고가 지난 연말쯤 거의 소진되면서 PC업체들의 1분기 판매여력은 상당히 개선됐다”며 “그러나 1분기 판매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1분기 재고가 2분기 PC판매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